이변없는 대상, 유재석의 1년

입력 2020-12-30 16:04
MBC제공

역시나 ‘2020 MBC 방송연예대상’의 주인공은 유재석이었다. ‘놀면 뭐하니?’ 론칭 1년 반 만이다. 이날 ‘놀면 뭐하니?’는 올해의 프로그램상, 베스트커플상 등 주요 부문을 석권했다.

유재석은 29일 대상에 호명된 후 수상 소감에서 부인 나경은씨를 비롯해 이효리 등 여러 동료, 스태프들에게 감사 인사를 남겼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을 향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나경은씨에게 꼭 그런 얘기를 해주고 싶었습니다. 저도 나경은씨의 남편인 게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지호가 온라인 수업도 하고 노트북을 잘 다루는데, 저한테 말은 하지 않지만 늘 제 이름을 검색하는 것 같아요. 너무 고맙습니다. 그리고 이 순간에도 방역을 위해 힘쓰시는 많은 의료진 여러분, 그리고 방역을 하시는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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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유재석은 “‘무한도전’ 후 다시 대상을 받게 될 줄 몰랐다”며 “프로그램을 할 때 자신 있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든 책임을 지겠다’는 생각으로 한다. ‘놀면 뭐하니?’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특히 후배들을 위한 발언이 화제를 모았다. 후배들이 꿈꾸는 무대가 있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습니다. 후배들을 위해 내년에는 사장님, 제작진이 작은 무대라도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후배 고(故) 박지선씨를 향한 애도의 마음도 전했다. “하늘나라로 간 박지선씨가 언젠가 다시 태어나서 못다 한 웃음을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태호 PD는 시청자가 뽑은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 수상자로 등장해 “프로그램의 첫 페이지이자 끝 페이지인 유재석씨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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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이 MBC에서 대상을 받은 건 4년 만이고, 지금까지 7번이나 왕관을 썼다. KBS 2회, SBS 6회를 더하면 지상파에서만 총 15회다. 그는 지난해 MBC 연예대상에서 트로트 가수 부캐 유산슬로 신인상을 받기도 했다.

올해 유재석은 누구보다 바쁘게 움직였다. 김 PD가 ‘무한도전’ 종영 후 유재석 한 명을 데리고 실험적 성격으로 만든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는 그에게 여러 캐릭터를 선물했다. 유산슬, 유플래쉬, 닭터유 등.

여기서 나아간 게 지난 여름을 강타한 혼성그룹 ‘싹쓰리’다. 가수 이효리와 비가 캐릭터 쇼에 합류하면서 각각 린다G와 비룡이라는 부캐를 얻었다. 유재석 혼자 하던 캐릭터쇼가 점차 넓어지면서 여러 캐릭터와 뒤섞였고 그는 이후 ‘환불원정대’ 제작자 지미유로 분했다. 김 PD의 세계관이 유재석에서 시작돼 이효리(천옥)로 넘어가 확장한 것이다. 환불원정대는 이효리가 매개가 돼 엄정화, 제시, 화사를 모았고 여기에 김종민과 정재형도 새로운 캐릭터를 얻어 합류했다. 당시 방송은 토요일 예능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