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맞은 美간호사, 6일 뒤 양성판정… 왜?

입력 2020-12-30 15:53
미국 뉴욕시 퀸스의 롱아일랜드 주이시 메디컬 센터에서 14일(현지시간) 이 병원의 간호사 샌드라 린지가 미셸 체스터 의사로부터 화이자ㆍ바이오앤테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린지 간호사는 미국의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로 기록됐다. 연합뉴스

미국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간호사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접종 후 몸에서 항체가 형성될 때까지 코로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을 지킬 필요가 있어 보인다.

미국 ABC방송은 2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한 응급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45세 간호사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뒤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간호사는 지난 18일 다국적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BNT162b2’를 접종받았다. 그는 백신 접종 후 팔에 통증이 나타나는 부작용을 겪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코로나19 관련 부서에서 근무 중이던 해당 간호사는 접종 6일 후 오한, 근육통 및 피로감 등을 느껴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전염병 전문가인 크리스티안 라마스 샌디에이고 주립대학교 공중보건대학 교수는 백신 접종 뒤 항체가 생성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감염사태는 예상할 수 없었던 상황은 아니다”라며 “백신이 보호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약 10일에서 14일 정도가 소요된다”라고 말했다.

화이자ㆍ바이오엔테크의 로고 앞에 놓인 코로나19 백신과 주사기. 연합뉴스

화이자 백신은 3~4주 간격을 두고 2번 맞아야 한다. 2차 접종 후 최소 7일 후 예방 효과가 95%로 나타났다.

라마스 교수는 “첫 번째 접종으로는 보호 효과가 절반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며 (백신 보호 효과가) 95%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두 번째 접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신을 맞을 당시 이미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약 2주까지 잠복 기간이 있다. 백신을 맞기 전에 코로나에 감염돼 잠복기가 지난 후 증상이 발현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ABC는 “두 가지 시나리오 모두 백신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면서 “백신이 공급돼도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