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임신한 패스트푸드 음식점 직원이 고객에게 모욕을 당한 사실이 알려져 모금운동이 벌어졌다. 시민 수백명은 직원과 곧 태어날 그의 아기를 위해 약 200만원의 돈을 모았다.
CNN방송은 30일 미국 애틀랜타에 거주하는 페로자 사이드가 이달 초 패스트푸드점 드라이브스루 매장에서 바로 앞손님이 종업원에게 음료수 잔을 집어 던지는 장면을 목격한 뒤 모금운동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페로자에 따르면 앞손님은 음료수에서 얼음을 빼달라고 주문했는데 얼음이 들어 있다는 이유로 잔을 던졌다. 모욕을 당한 직원은 얼굴에 음료수를 뒤집어쓴 채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페로자는 직원 곁으로 다가가 20달러(약 2만2000원)의 팁을 건네며 위로한 뒤 경찰에 신고하라고 조언했다.
귀가한 페로자는 이날 있었던 일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종업원이 임신 6개월 차인 사실과 어떤 부당한 일을 겪었는지 전한 뒤 “5달러 이상씩의 돈을 모아 전달하자”고 팔로어들에게 제안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무려 수백명으로부터 1700달러(약 186만원)의 성금이 답지했다. 모금에 동참한 한 여성은 “나도 소매점에서 일한 적 있다”며 “그 직원이 당한 일은 너무나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페로자는 모인 돈을 직원에게 직접 전달했다. 이후에도 예비 엄마인 이 직원을 계속 도울 수 있도록 온라인 창구를 개설해뒀다. 직원은 “페로자가 집으로 찾아와 봉투를 전달했는데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일이어서 펑펑 울었다”며 “그녀에게 축복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페로자는 “고생하는 그녀의 얼굴에 다시 미소를 찾아주고 싶었고, 세상에는 나쁜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면서 “우리 하나하나의 작은 선행이 모여 사회 전체가 밝아지길 바란다”고 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