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별세로 국내 주식부호 1위에 이재용 등극

입력 2020-12-30 07:34 수정 2020-12-30 10:09

올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하면서 국내 주식부호 1위 자리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랐다.

30일 기업평가 사이트 CEO스코어가 전일(29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개인 2만2213명의 지분 가치를 조사한 결과 국내 주식부호 1위는 이 부회장으로 나타났다. 이 부회장 보유 지분의 가치는 9조704억원에 달했다.

지난해까지 ‘부동의 1위’는 이건희 회장이었다. 하지만 지난 10월 이 회장이 별세하면서 이 부회장이 지난해 2위에서 올해 1위로 올라섰다.

이 부회장의 보유 지분 가치는 지난해 말 7조3518억원에서 올해 2조원 가까이 늘어 현재 9조704억원이 됐다. 아직 이 회장의 상속분은 반영되지 않았다.

2위는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명예회장이었다. 주식 가치만 4조9457억원에 달했다. 정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 가치도 올해 1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올해 초보다 보유 주식의 가치가 2조9000억원 이상 늘어 4조8065억원을 기록했다. 순위도 지난해 9위에서 올해 3위로 크게 뛰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정보기술(IT)·게임 등 언택트(비대면) 관련주들의 주가가 상승한 덕이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의 주식 가치도 2조6119억원으로 올 들어 7400억원 증가했다. 순위도 지난해보다 한 단계 오른 9위를 차지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지난해보다 4계단 상승한 10위 자리에 올랐다. 김 대표의 지분 가치는 2조3994억원으로 1년 새 약 1조원 증가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2조8559억원)은 신설 법인에 현물출자를 하면서 지분이 감소했지만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등의 호재로 주가가 뛰면서 주식부호 8위에 올랐다.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시혁 의장(1조9618억원)은 공모주 열풍을 타고 단숨에 주식부호 14위 자리를 차지했다.

CEO스코어는 이 같은 순위가 삼성 일가의 재산 상속이 마무리되면 바뀔 수 있다고 전망한다. 고(故) 이건희 회장의 상속인인 부인 홍라희 여사가 법정 지분대로 4.5분의 1.5, 이재용·부진·서현 등 3명의 자녀가 각각 4.5분의 1을 상속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이 부회장 지분 가치는 9조원 선에서 14조3124억원으로 늘어난다.

홍라희 여사는 상속 포함 지분 가치가 12조1033억원으로 증가한다. 현재 4위에서 2위로 순위가 오르는 것이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각각 7조2052억원으로 늘어 공동 12위에서 공동 3위 자리에 오른다. 삼성 일가가 주식부호 1~4위를 휩쓰는 셈이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