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1000명 안팎… 확산세 안 꺾이면 3단계 격상 재검토

입력 2020-12-30 05:54 수정 2020-12-30 10:12
분주한 전남대병원 선별진료소. 연합뉴스

국내 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확산세가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는 양상이다. 성탄절 연휴(12월 25∼27일) 직후 잠시 세 자릿수로 떨어졌던 신규 확진자는 다시 1000명 선을 넘어 증가 추세로 돌아섰고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도 연일 최다 기록을 세우고 있다.

3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046명이다. 이달 중순 이후 신규 확진자는 연일 1000명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최근 1주일(12월 23∼29일)만 놓고 보면 일별로 1090명→985명→1241명→1132명→970명→808명→1046명을 기록했다. 1000명을 넘은 날이 네 차례다.

이날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도 1000명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방역 당국과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중간 집계한 확진자는 904명이다. 집계를 마감하는 밤 12시까지 더 늘어났을 숫자를 포함하면 최소 1000명, 많으면 그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급증하고 있다. 전날 0시 기준으로 집계된 하루 사망자는 40명으로 국내 코로나19 유행 이래 최다를 기록했다. ‘일부는 사망 신고가 지연돼 뒤늦게 반영된 것’이라는 방역 당국의 설명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사망자 증가세는 심각한 수준이다.

인공호흡기, 인공심폐장치(에크모·ECMO) 등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도 330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60세 이상 환자는 288명으로, 전체의 87.3%를 차지한다.

최근 들어 고령 환자가 급증한 것은 대표적 감염 취약시설인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 의료기관의 집단감염이 속출하는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의료기관이나 요양시설에서 발생한 감염 사례는 11월 말부터 주별로 10건→12건→13건→6건 등으로 꾸준히 나오고 있다.

집단감염이 발생해 방역 당국이 현재 특별관리 중인 요양병원만 해도 수도권 5곳, 비수도권 12곳 등 총 17곳에 달한다. 주요 사례를 보면 서울 구로구 요양병원 및 요양원과 관련해서 전날까지 총 175명이 확진됐고, 광주 북구의 요양원 감염 사례에서도 사우나 및 집들이 모임 확진자를 포함해 총 59명이 감염됐다.

방역 당국은 연말연시로 이어지는 이번 한 주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별방역대책은 물론 수도권(2.5단계)과 비수도권(2단계)의 거리두기 조치가 1월 3일에 끝나는 만큼 그전까지 이들 조치의 효과가 나타나야 하기 때문이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앞서 지난 27일 현행 거리두기 단계 연장 방침을 밝히면서 “연말연시 방역대책의 효과에 따라 둔화하고 있는 환자 증가세가 어떻게 변화할지 그 추이도 봐야 한다. 다음 한 주 상황을 지켜보며 모든 거리두기 조치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1월 3일 이전에 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현 상황에서는 방역 대응을 어렵게 하는 ‘부정적’ 요소가 더 많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하루 확진자가 1000명 안팎에 달하는 상황에서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지 못하는 ‘감염경로 불명’ 환자 비율이 27.9%에 달해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다 최근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급속도로 확산 중인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도 확인된 터라 방역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