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돌연 입후보… 대한체육회장 선거 ‘4파전’

입력 2020-12-29 19:50 수정 2020-12-29 20:01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이 2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이기흥 현 회장과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 유준상 대한요트협회장, 강신욱 단국대 교수의 4파전으로 압축됐다. 출마 선언을 하루 만에 철회했던 이 의장이 등록 마감 직전에 후보로 나서면서 선거판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이 회장에게 맞선 ‘야권 주자’ 3인의 단일화가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후보 4명은 2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체육회 회장 선거 후보자 등록 공고문에 이름을 올렸다. 이종걸·유준상·이기흥·강신욱 후보 순으로 기호가 결정됐다. 이들은 30일 오전 9시부터 다음달 17일까지 전화·문자메시지, 정보통신망, 윗옷·어깨띠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진행할 수 있다. 선거일은 다음달 18일이다.

내년 2월까지 임기가 남았지만 연임을 위해 지난달 20일부터 직무를 정지한 이 회장, 지난 28일 밤 이 의장과 회동에서 후보 단일화를 논의한 뒤 지지를 받은 강 교수는 예정대로 입후보했다. 그 뒤로 이 의장과 유 회장이 후보 등록 마감시간인 이날 오후 6시를 앞두고 차례로 경기도 과천 소재 선관위에 서류를 제출하면서 선거판을 다자 구도로 만들었다.

주목을 끄는 것은 이 의장의 행보다. 이 의장은 최근 하루 간격으로 두 차례나 입장을 번복했다. 후보 등록 하루 전인 지난 27일 입장문을 내고 출마를 알린 뒤 이튿날 기자회견을 열어 체육회장 도전을 선언했지만, 같은 날 밤 9시부터 자정 무렵까지 회동한 강 교수에게 지지를 표하고 예비후보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이날 선관위 공고문에 이 의장의 이름이 등장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이 의장의 측근은 국민일보와 전화통화에서 “지지자들의 요구를 외면하지 못하고 입후보했다. 앞으로 선거운동과 후보단일화 논의를 병행할 계획”이라며 “단일화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는 시점은 1월 10일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내년 7월 도쿄 하계올림픽과 2022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둔 상황에서 ‘현직 프리미엄’까지 가진 이 회장의 우세 전망을 뒤집기 위해서는 나머지 후보 3명의 단일화가 중요하다. 하지만 이 의장이 강 교수와 합의를 하루 만에 깨고 입후보한 데다, 이들에게 비판적 목소리를 내고 있는 유 회장이 단일화를 이룰지는 미지수다.

더욱이 4선 의원 출신인 장영달 우석대 명예총장, 5선 의원이었던 이 의장과 같은 정계 인사들의 연이은 출마 의사 번복과 정치권 개입 정황에 체육계 안팎의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야권 주자’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 회장은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입장문을 내고 “체육회장 선거를 둘러싼 일부 후보들의 행태는 그야말로 가관”이라며 “장 명예총장, 이 의장, 강 교수가 출마를 앞두고 벌인 ‘바람잡이식’ 후보 대물림 행각은 현 이기흥 집행부의 지난 행태와 다를 바가 없다”고 비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