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본 용의자의 얼굴은 반드시 기억하는 기억력 덕분에 지금까지 2000명이 넘는 범인을 체포한 영국 경찰이 화제다.
28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버밍엄라이브, 미러 등의 보도에 따르면 웨스트미들랜드 경찰서 소속 경찰관인 앤디 포프(43)는 2012년부터 현재까지 범죄자 약 2100명을 붙잡았다.
포프는 경찰 커뮤니티 지원담당자(PCSO)로 일하면서 주로 버밍엄과 주변 지역의 도로와 버스, 지하철 등을 순찰한다. 평소 CCTV를 통해 특정 용의자의 얼굴을 유심히 봤다가 순찰 도중 용의자를 발견하면 붙잡았다.
이런 능력 덕분에 포프는 2018년 1000여명의 용의자를 체포했으며 올해 초 2000명을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2022년까지 2500명을 붙잡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마스크가 일상화되면서 많은 경찰이 용의자를 식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포프는 예외였다. 그는 마스크로 가려도 얼굴을 알아보는 능력을 발휘해 용의자를 체포해냈다. 포프가 하루 동안 검거한 용의자와 범인의 수는 최대 17명이었다.
신이 내린 기억력 덕분에 한눈에 용의자를 식별해 체포할 수 있었던 포프는 동료들 사이에서 ‘메모리 맨(Memory man)’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그는 영국 현지에서 일반인보다 뛰어난 기억력을 가지고 있거나 사람들의 얼굴을 잘 인식하는 재능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인 ‘슈퍼 인식자 협회(Super Recognisers Association)’ 회원 20명 중 한 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포프는 “내가 어떻게 범인의 얼굴을 정확하게 기억할 수 있는지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저 본능적으로 용의자를 식별했고 그때마다 내가 잡은 사람이 범인이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범죄자를 체포하고 대중을 안전하게 지키는 데 내 능력이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뛰어난 기억력에도 불구하고 기념일과 생일 등을 기억하는 데는 쓸모가 없다. 그런 면은 아내에게 맡긴다”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저 좋은 머리로 왜 경찰을 해” “현실판 어벤져스” “이 정도면 범인 잡는 로봇 경찰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포프의 행보를 응원했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