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신규 사망자 40명 ‘역대 최다’… 12월에만 333명

입력 2020-12-29 18:04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동일집단(코호트) 격리 조치된 경기도 부천 효플러스요양병원의 출입문이 지난 18일 닫혀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국내 발병 이후 가장 많은 40명의 사망자가 하루 만에 나왔다. 70%는 요양병원과 요양원에서 확진된 이들이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급증한 확진자 수가 사망자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9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1046명 늘어 누적 확진자는 5만8725명이라고 밝혔다. 특히 사망자는 40명 늘었다. 종전에는 지난 22일 24명이 1일 최다 사망자였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방역 당국의 실무자로서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최근 사망자 수는 코로나19 국내 발병 이후 최다치를 거듭 경신하고 있다. 누적 사망자 859명의 38.8%인 333명이 이달 숨졌다. 두 자릿수 신규 사망자는 지난 15일 이후 2주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전까지는 단 한 번도 하루 10명 이상의 사망자가 보고된 적이 없었다.

이런 추세는 강력한 3차 유행이 감염 연결고리의 끝단인 요양병원·요양원 등의 감염취약시설까지 도달한 결과로 분석된다. 절대적인 확진자 수 자체가 늘며 감염취약시설에서의 집단감염과 고령층 환자 증가, 사망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실제 이날 집계된 40명 중 28명이 요양병원과 요양원에서 확진된 이들이었다.

요양병원 등에서 확진자가 다수 나올 경우 활용되는 동일집단(코호트) 격리가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이날 경기도 부천의 효플러스요양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호트 격리 조치로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1일부터 코호트 격리된 이 병원에서는 이날까지 38명이 숨졌다.

정부는 코호트 격리 방침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구·경북 중심의 1차 유행 당시에도 코호트 격리를 통해 환자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며 유행을 차단해왔다는 것이다. 다만 지방자치단체들이 요양병원 입소자들을 재배치하고 격리 장소 내부로 의료진과 물자를 투입하는 과정이 일부 미흡했다며 보건복지부 차원에서 국·과장급 중심의 의료지원팀을 현장에 파견해 대응을 체계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사망자 폭증 배경에는 크리스마스 연휴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휴 동안 개별 의료기관의 신고가 미뤄지며 며칠간 누적됐던 사망자가 한 번에 집계됐다는 것이다. 직접적으로 코로나19 때문에 사망한 사례는 일부라고도 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70대 이상이 38명이었고 2명은 60대였다”며 “대부분이 기저질환의 악화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현재 수준의 사망자 발생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유행의 절대적 규모를 줄이지 않는 이상 사망자를 줄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국과 유럽에서도 사망자 다수가 요양병원 등지의 취약시설에서 나왔다”며 “확진자의 극적인 감소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이번 겨울이 끝날 때까지는 지금의 사망 추이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