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멕시코 정부가 민간기업에도 코로나19 백신의 구입과 배포을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전날 “민간기업이 코로나19 백신을 다루는 것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며 “백신을 수입해 지불 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판매하는 것 역시 금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그러면서 “정부가 이미 계약한 백신 물량에만 손을 대지 않는다면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AP통신은 멕시코 내에서 백신을 유통하기 위해서는 의료안전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에 아직은 어떤 백신도 민간기업이 판매하거나 배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민들의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를 악용해 가짜 백신을 판매하려는 기업이 나타날 수 있다는 비판도 있다. AP통신은 “백신을 훔쳐서 장물로 판매하거나 성능이 떨어지는 백신의 성분을 속여 파는 행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고 전했다.
‘백신 사기’는 이미 멕시코에서 나타나고 있다. 멕시코 내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 멕시코’는 전날 트위터를 통해 “현재 소셜미디어(SNS) 등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20달러짜리 ‘월마트 백신’은 실제 상품이 아니다”라는 성명을 냈다.
멕시코가 백신 공급을 민간 기업에까지 권유하는 것은 선진국들과의 경쟁에서 밀려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탓이 크다.
멕시코는 군대까지 동원해 백신 확보와 접종에 나서고 있지만 상황은 좋지 않다. 이날 기준 멕시코 정부가 확보한 백신은 화이자가 제공한 5만 도스로에 불과하다. 보건당국이 최우선 접종 대상으로 선정한 의료진조차 100명 중 2명도 맞지 못한다.
AP통신은 현재 멕시코 내에서 노바백스와 칸시노, 얀센의 백신이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며 정부는 이들 백신이 빠른 성과를 내는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