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회장 양의지)가 허민 키움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에 대한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직무정지 2개월 제재를 지지했다. 야구계 OB모임인 일구회에 이어 현역 선수들도 허 의장의 ‘구단 사유화’ 및 키움의 ‘팬 사찰’ 정황을 규탄하는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선수협은 29일 입장문을 내고 “KBO 상벌위원회에서 발표된 허 의장의 직무정지 2개월 제재 결정에 존중의 뜻을 전한다”며 “이 결정이 향후 선수 권익을 침해하는 구단의 ‘갑질’ 행태를 근절하고, 팬들을 기만하는 행위가 재발하지 않는 예방책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구회는 이보다 앞서 성명을 내고 KBO 상벌위 결정에 지지를 표하면서 “다시는 KBO리그를 ‘야구 놀이터’로 삼지 않기를 키움과 허 의장에게 강력하게 경고한다. 이를 계기로 키움이 더 이상 KBO리그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KBO는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상벌위를 열고 2군 선수들과 캐치볼·배팅 연습으로 논란을 일으킨 허 의장에 대해 직무정지 2개월, 이와 관련한 영상 촬영자를 찾아내려 한 키움 구단에 대해 엄중경고 조치를 내렸다.
키움은 허 의장에게 내려진 직무정지에 대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날 입장문에서 “이사회 의장의 투구(2군 선수와 캐치볼) 등 행위에 대한 KBO 징계를 사법기관에서 판단을 받기로 결정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선수협은 “KBO 상벌위의 결정을 수용하지 않고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허 의장의 태도는 리그의 가치를 심하게 훼손시키는 것”이라며 “리그 퇴출까지도 고려돼야 할 사안이라 생각한다”고 강경한 어조로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직접적 피해자인 키움 선수들에게 아직까지도 사과 한 마디 없는 허 의장의 태도와 재발 방지에 대한 입장 표명이 없는 키움 구단에 유감을 표명한다”며 “선수협은 허 의장이 KBO 징계를 수용하고 선수와 팬들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를 하는 것과 더불어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것이 KBO 리그의 구성원으로서 가져야 할 자세이자 막중한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선수협은 허 의장에게 “KBO리그의 가치를 더 이상 훼손하지 말고 선수, 팬, KBO를 존중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며 “선수협은 선수의 권익보호와 더불어, 프로야구의 근간인 팬을 위한 협회가 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할 것이다. 선수와 팬이 구단으로부터 존중받는 KBO리그로 거듭나도록 목소리를 끊임없이 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