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이 “과거 부적절한 발언에 다시 한번 사과한다”며 장관직 첫발을 뗐다. 향후 국민의 생명을 지키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변 장관은 또 주택시장의 불안을 조기에 해소하기 위해 도심 내 저렴하고 질 좋은 주택을 공급할 방안을 내년 설 이전에 발표하겠다고도 강조했다.
변 장관은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온라인 취임식을 열고 “과거 저의 사려 깊지 못했던 발언으로 인해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해드린 점에 대한 질책을 무거운 심정으로 받아들이며,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논란이 된 자신의 부적절한 과거 발언에 재차 사과의 뜻을 밝히며 장관직을 수행하는 동안 반성하겠다고도 강조했다.
변 장관은 “제 발언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인사청문회에서 약속한 바와 같이 앞으로 공직자로서 더 깊게 성찰하고 더 무겁게 행동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위험 현장에 있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안전 관련 법률의 입법과정에 적극적인 의견을 펼쳐 가족과 동료들이 불의의 사고를 당하는 가슴 아픈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변 장관은 김현미 전 장관이 추진해왔던 ‘주택 시장 안정화’ 기조를 향후에도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는 방식으로 시장 안정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주택시장의 불안을 극복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원하는 곳에 원하는 수준의 맞춤형 주택을 속도감 있게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 장관은 내년 설 이전 공급 확대안을 핵심으로 한 추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공공분양주택과 공공임대주택, 민간분양주택과 민간임대주택, 공공자가주택이 다양하게 공급되어 주택시장의 생태계를 풍부하게 해야 한다”며 “도심 내 저렴하고 질 좋은 주택을 충분히 공급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내년 설 명절 전에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변 장관이 발표할 예정인 도심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은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저층 주거지 등지의 고밀 개발방안인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지역에 용적률이나 도시계획 규제 완화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대신 공공개발을 통해 공공임대 등을 확보하고 개발 이익을 환수하는 방안이다. 변 장관은 이런 방안을 취임과 함께 대책으로 발표하겠다고 예고해왔다.
이에 대해 변 장관은 “서울 도심에서는 더 이상의 주택 공급이 어렵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서울 시내에 저밀 개발된 지하철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저층 주거지 등을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서울 도심에서도 충분한 양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며 “3기 신도시와 서울권 주택공급 등 기존 주택공급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하면서도 기존 주택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택 정책은 공급 물량을 늘리는 데에만 만족할 것이 아니라 도심 내에서 수요자가 부담 가능한 주택(Affordable housing), 살고 싶은 주택을 충분히 공급하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변 장관은 개발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차단하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도한 투기수요를 차단하고 개발이익을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공급 물량이 실수요자에게 돌아가도록 하고, 시장을 혼탁하게 하는 불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부동산거래분석원을 신속하게 출범시키고 국세청 등과 협력해 현장 점검과 단속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