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손질 중 ‘툭’ 기생충 아닙니다…수산과학원의 해명

입력 2020-12-29 16:46
오징어 저정낭에서 빠져 나온 완숙된 정협(정자덩어리). 수산과학원

최근 온라인에서 ‘오징어 기생충’으로 불리며 논란이 됐던 하얗고 길쭉한 모양의 물체는 수컷 오징어의 정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는 온라인을 달군 ‘오징어에서 기생충이 나온다’는 소문과 관련해 “대부분은 기생충이 아니라 수컷 오징어의 정자 덩어리”라고 29일 밝혔다.

네이버 지식인 캡처

올해 오징어 어획량이 증가하고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오징어를 구입해 가정에서 손질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징어에 기생충이 있어 못 먹겠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이에 대해 동해수산연구소의 송혜진 박사는 “소비자들이 오징어 내장을 손질하다가 툭 튀어나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기생충이 아니라 수컷 오징어의 정자 덩어리인 정협”이라고 밝혔다.

수컷 오징어의 정협은 이들의 번식전략의 하나로, 살짝만 건드려도 터져버리는 독특한 구조로 되어 있다.

오징어 정협 한 가닥. 수산과학원

교접활동 후 암컷 오징어의 구강막에 부착된 정액. 수산과학원

수컷은 생식기를 이용해 자신의 체내에서 정협을 꺼내 암컷의 입 주변 구강막에 부착시키며, 이때 정협에 가해지는 물리적 마찰 또는 생리화학적 반응으로 정협이 터지며 암컷 구강막에 붙어있다가 1~2개월 지난 뒤 산란과 함께 수정이 이뤄진다.

수산과학원은 “정협의 모양새가 얼핏 보면 기생충으로 충분히 오해할 수 있지만 수과원에서 제공하는 동영상을 보면 궁금증이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재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