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일부 대기업 부품협력사들의 납품 거부로 멈췄던 평택공장의 가동을 재개했다. 긴급 부품 조달로 연말까지 급한 불은 껐지만 협력사와의 재공급 협상이 끝난 것은 아니어서 생산 차질 우려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쌍용차는 29일 “협력사와의 협상은 진행 중에 있으며, 계약 고객들에게 차량 제공을 위해 긴급히 부품을 조달해 평택공장 라인운영은 정상적으로 가동한다”고 밝혔다. 앞서 쌍용차는 5개 부품협력사의 납품 거부로 지난 24일과 28일 이틀간 평택공장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이로 인한 생산 손실은 1300여대로 추정된다.
쌍용차는 이날부터 5개 협력사 중 현대모비스(헤드램프), S&T중공업(차축 어셈블리)으로부터 부품을 재공급받기로 협의를 마쳤다. 다만 LG하우시스(범퍼)와 보그워너오창(T/C 어셈블리), 콘티넨탈오토모티브(콤비 미터) 등과는 재공급을 위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일단 쌍용차는 연말까지 공장을 가동해 계약 고객들에게 차량을 인도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납품 거부 사태로 생산 차질에 대한 불안감은 갈수록 높아지는 분위기다. 일부 협력사들은 쌍용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2009년 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었던 터라 부품 공급 결정에 고민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는 최근 출시한 올 뉴 렉스턴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판매량 회복에 나서려던 참이었다. 기업 회생을 신청한 상황에서 생산 차질 문제까지 겹치면 추진하고 있는 기업 회생 절차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법원은 쌍용차가 지난 21일 기업회생 절차와 함께 신청한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신청을 받아들였다. 법원은 “채권자들과 채무자 사이의 구조조정에 관한 협의를 지원하기 위해 회생절차 개시여부 결정은 내년 2월 28일까지 보류한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회생절차 개시가 보류된 향후 2개월간 정상영업을 이어가면서 대출원리금 등 상환부담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 기간 진행 중인 투자자와의 매각협상을 매듭짓고 회생절차 취하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