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백신 수송’ 채비 막바지…아시아나항공, 백신 완제품 첫 해외 수송

입력 2020-12-29 16:33
백신 완제품을 탑재한 특수컨테이너를 화물기에 싣는 모습. 아시아나항공 제공

아시아나항공이 국내 업계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 완제품을 해외 수송하는 데 성공하면서 향후 안전한 국내 백신 수송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대형항공사들은 이르면 내년 1분기부터 본격화될 국내 백신 수송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막바지 준비 작업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은 29일 러시아에서 개발해 국내 제약업체 한국코러스가 위탁 생산한 ‘스푸트니크V’ 백신을 지난 25일 1차로 운송한 뒤 이날 오전 인천발 모스크바행 화물기 OZ795편으로 2차 운송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백신 수송을 위해 백신 개발 업체인 화주, 유통업체인 대리점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포장부터 항공운송까지 전 단계를 협업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수송에서 가장 중요한 ‘콜드체인(저온 수송)’을 유지하는 데 주의를 기울였다. 코로나19 백신은 제품별로 -60도 이하의 극저온, -20도 이하의 냉동, 2~8도의 냉장 등의 상태를 유지한 채로 보관·수송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번에 수송한 백신은 –20도로 운송돼야 해서 생산 공장부터 인천화물터미널, 항공기 내, 모스크바 화물터미널 등 운송 전 과정에서 온도가 유지되도록 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은 해외 수송, 백신 원료 수송 등 경험을 기반으로 내년 1분기부터 시작될 국내 백신 수송을 대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항공사는 백신 업체(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와 계약된 유통업체(UPS, 페덱스, DHL 등)를 통해 수송 물량을 위탁받는다. 다만 백신 수송이 가능한 국제표준 인증을 받은 항공사가 전 세계에서 18곳밖에 되지 않고, 국내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두 곳뿐이어서 양사가 국내 수송을 담당할 가능성이 크다.

항공사 관계자는 “내년 유통업체와의 계약을 선점하기 위해선 현재 얼마나 콜드체인 유지 능력, 노선 확보 등 항공사의 기량을 키워 놓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최근 미국 콜드체인 전문기업 ‘펠리컨 바이오 서멀’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온도 맞춤형 수송 전략을 짜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특수컨테이너업체 5곳과의 계약하는 등 콜드체인 구축에 힘쓰고 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