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문재인 케어 보장률 64.2%… 멀어지는 ‘70% 약속’

입력 2020-12-29 16:25 수정 2020-12-29 18:12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인 ‘문재인 케어’ 시행 3년 차였던 지난해 건강보험 보장률이 전년보다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비급여 진료가 통제되지 않아 2023년까지 문재인 케어 보장률을 70%까지 높이겠다는 공약을 달성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9년도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 조사 분석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 보장률은 64.2%로 전년 대비 0.4% 포인트 증가했다. 비급여 본인부담률은 같은 기간 0.5% 포인트 감소한 16.1%였다. 이는 지난해 발표한 2018년 건강보험 보장 상승률 1.1% 포인트에 비해 줄어든 수치다. 건강보험 보장률은 전체 의료비 중에서 공단이 부담한 급여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서남규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의료보장연구실장은 “전체적으로는 ‘비급여의 급여화’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면서도 “재활 물리치료료나 주사료 같이 환자가 전액 부담하고 선택적 속성이 강한 비급여 진료비가 증가해 상승률 증가 폭이 상쇄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액수로 따져보면 지난해 건강보험환자의 총 진료비는 103조3000억여원이었다. 이 중 보험자 부담금은 66조3000억원이었고 법정본인부담금은 20조 3000억원, 비급여 진료비는 16조6000억원으로 각각 추산됐다. 연령별로는 의료취약계층인 5세 이하(69.4%)와 65세 이상(70.7%)에 대한 보장률이 평균보다 높았다. 1세 미만 영유아 보장률은 전년보다 5.2% 포인트나 증가한 79.4%로 집계됐다.

재정상황은 일부 개선됐다. 지난해 말 기준 건강보험 재정은 2조8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누적 준비금 17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문재인 케어 시작 당시 예측 수치인 적자 3조1000억, 준비금 17조4000억원에 비해 3000억원 개선된 수치다.


그렇지만 하급 병원일수록 보장률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전년보다 0.8% 포인트 상승한 69.5%였지만 동네의원은 0.7% 포인트 하락해 보장률이 57.2%에 그쳤다. 요양병원 보장률도 1.4% 포인트 하락했다. 서 실장은 “동네의원과 요양병원의 경우 통증·영양주사나 재활·물리치료 등 비급여 진료가 증가하면서 보장률이 줄었다”고 말했다.

공단은 “보장률을 지속적으로 높이기 위해 MRI(자기공명영상법) 등 가계부담이 큰 비급여 항목을 지속적으로 급여화하고 비급여 통증·영양주사와 도수치료, 물리치료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