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감염된 후 환각, 환청 등 정신병 증상 혹은 심각한 후각 이상 증세를 경험한 사례가 세계 곳곳에서 보고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40대 미국 여성은 병원을 방문해 “사랑하는 내 아이들을 잔인하게 살해하는 계획을 세우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며 정신이상 증세를 호소했다.
그는 의사에게 “아이들을 사랑한다”면서도 “한 아이는 트럭 교통사고로 사망하게 하고, 다른 아이는 참수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해 충격을 줬다. 그는 지난봄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치한 것을 제외하면 병력상 특이사항이 전혀 없다.
담당 의사인 히잠 구엘리는 “여성의 정신병 증상이 코로나19와 관련이 있는지 아직은 확신할 수 없다”면서도 “문제는 이런 증상이 몇 건 더 나오고 있어 ‘뭔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감염 후 정신병력이 없었던 사람들이 환각, 환청, 편집증과 같은 심각한 정신병 증세를 나타낸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영국의 한 병원에서는 코로나19로 입원한 153명의 환자 중 10명이 정신병 증상을 나타냈고, 스페인의 병원에서도 이와 유사한 10명의 환자가 보고됐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신경이나 인지능력 손상, 정신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에 대한 면역 시스템의 반응 등이 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추측했다.
완치 후 수개월 동안 후각 이상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환자들도 있다. 이들은 커피, 수돗물, 샴푸 등에서 생선 썩는 냄새와 같은 악취를 느낀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28일 영국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런던에 사는 다니엘 사베스키(24)는 지난 3월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 판정을 받았다. 그는 증상 발현 당시 2주간 미각과 후각을 잃었고, 현재까지 9개월 넘게 착후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 착후는 냄새가 나지 않음에도 냄새가 난다고 느끼는 후각 이상 증세다.
영국 웨스트서섹스 출신의 린 코베트(52)도 코로나19에 걸린 3월부터 5월까지 아무 냄새도 맡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6월에 후각이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많은 것에서 역겨운 냄새를 맡는다”고 전했다. 그는 즐겨 마시던 커피에서도 휘발유 냄새가 나서 더는 먹을 수 없다고 전했다.
지난 3월 최초로 미각, 후각 상실이 코로나19 증상이라는 점을 발표했던 니르말 쿠마르 영국 이비인후과 의사협회장은 스카이뉴스에 “코로나19는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바이러스”라며 “후각을 조절하는 신경뿐 아니라 다른 신경에도 영향을 줄 것이고, 뇌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