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동학 개미’ 군단이 국내 증시를 이끄는 가운데 2020년 증시 폐장을 앞두고도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졌다. 배당락일을 맞은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이 ‘역대급’ 매도세를 보였음에도 개인이 2조원 넘는 매수세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코스피 지수는 3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배당락일에는 코스피 지수가 하락한다는 ‘공식’마저 동학 개미가 깨뜨린 셈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배당락일인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2808.60)보다 11.91포인트(0.42%) 오른 2820.51에 장을 마감했다. 3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1.95포인트(0.07%) 오른 2810.55에 출발해 등락을 거듭하다 상승 마감했다.
일반적으로 배당락일 코스피 지수는 약세 흐름을 보이곤 한다. 배당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거래일까지 매수한 뒤 배당락이 되면 팔아치우는 매매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배당락일 코스피지수가 44.27포인트(1.58%) 하락하더라도 사실상 보합권이라고 판단했었다.
하지만 이날 코스피 지수 상승은 동학 개미라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이끌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2조1985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137억원, 1조9728억원을 순매도했다. 지금까지 개인 순매수 역대 최대 기록인 지난달 30일 2조2205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개인투자자들은 주식 양도세가 부과되는 대주주 여부가 확정되는 전날까지 3일 연속으로 순매도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배당락일을 오히려 매수 기회로 받아들인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쇼핑’에 나선 것이다. 새해 증시 강세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가 부양책과 예산안에 합의하면서 미국 증시가 강세를 보였던 영향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이날 대부분 상승했다. SK하이닉스(0.43%), 삼성바이오로직스(4.18%), 셀트리온(10.08%), NAVER(0.71%), 삼성SDI(7.51%), 현대차(0.53%), 카카오(3.08%)의 주가가 상승했다. 삼성전자(-0.51%), 삼성전자우(-0.96%), LG화학(-0.12%)은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도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30.41포인트(3.28%) 상승한 957.41에 장을 마감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613억원, 763억원을 순매수했으며 기관은 2898억원을 순매도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