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성탄연휴 하루 100만명씩 항공 여행… 연말 지나 심각한 상황 우려

입력 2020-12-29 16:02 수정 2020-12-29 16:43

미국 보건 당국이 백신 접종을 시작했음에도 코로나19 확산세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연휴 이후 더욱 강력한 대유행이 찾아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 내 항공 승객이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이런 우려가 현실화되는 조짐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 교통안전청(TSA)은 크리스마스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 항공기 탑승을 위해 공항 검색대를 통과한 사람이 128만4599명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전과 비교하면 절반 남짓에 불과한 수치지만 지난 3월 이후를 기준으로 하면 최고 수치다.

또 성탄절 당일인 25일에는 61만6000여명, 26일에는 110만명이 탑승 수속을 밟았다. 성탄절 1주일 전인 18일부터 25일까지 항공 여행을 한 사람은 총 780만명이었다.

미국의 감염병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연휴 기간 중 여행과 모임이 많아지면서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파우치 소장은 CNN 인터뷰에서 “크리스마스와 신년 연휴가 지나면 대확산 상황에서 추가 확산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새해 첫째 주 동안 약 1600만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이 배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미국 인구의 5%에 불과하지만 의료진과 요양원 거주자·직원 등 필수 접종 인력의 약 4분의 3에게 제공 가능한 분량이라고 WP는 분석했다.

이와 함께 최근 미국에서는 일일 확진자 수가 연일 20만명을 넘나드는 등 확산세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25만2431명을 기록하며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또 27일 기준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는 11만8720명으로 집계돼 26일 연속 10만명을 넘겼다. 코로나19 사망자도 매일 2000명 이상 나오고 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