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람선보다 심하다” 의료진이 전한 요양병원 상황

입력 2020-12-29 15:57

코로나19 확진자 집단 발생으로 코호트 격리 중인 구로구 요양병원 의료진이 “환자를 구출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코호트 격리되어 일본 유람선처럼 갇혀서 죽어가고 있는 요양병원 환자들을 구출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자신을 코호트 격리 중인 요양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일본 유람선에서 정부의 오판으로 코호트 격리되어 712명이 확진되고 13명이 사망했다. 이보다 더한 일들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원인은 부천 요양병원에서는 153명의 확진자가 생겨 대기 중 사망 25명을 포함한 3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구로구 요양병원에서는 157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2명이 대기 중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청원인은 “문제는 격리 기간 8명의 코로나 음성 환자도 사망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 치료에 대한 사명감으로 일하던 간호사들도 고된 간병과 간호 중에 7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였다”면서 “간병, 간호 인력이 부족해 병동당 1~3명의 인원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 식사 및 기저귀 갈기, 체위변환, 가래 흡인 등에 문제가 생가고 있다. X-ray 장비도 이동이 제한돼 환자 상태 평가가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어 “기존 간호 인력이 번아웃되면 아무도 환자를 돌볼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울산시 남구 양지요양병원. 연합뉴스

그러면서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도 수간호사 1명이 또 쓰러졌다고 연락이 왔다”며 “요양병원 코호트 격리에 대한 정부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전시상황으로 대책을 마련해 달라. 중수본(중대본)에 요양병원 및 요양원 등 시설에 대한 특수반을 설치해서 전 행정력을 동원해달라”고 촉구했다

이홍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