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들의 ‘잔인한 봄’ 내년 초에도 계속된다

입력 2020-12-29 15:30

코로나19 확산으로 올봄부터 시작된 고용 한파가 적어도 내년 초까지 이어질 거란 전망이 나왔다. 국내 기업들의 내년 1분기 채용 계획 인원은 국제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11년 만에 최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고용노동부가 29일 발표한 ‘2020년 하반기 직종별 사업체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올해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채용 예정인 인원은 25만300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00명(1.1%) 감소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2009년 하반기 조사 당시 기업의 채용 계획 인원이 23만6000명이었다”며 “내년 1분기까지 채용 계획 인원은 2009년 이후 11년 만에 최저 수준”이라고 말했다.

채용 인원 축소는 대기업에서 도드라졌다. 300인 이상 기업의 채용 계획 인원은 3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줄었다. 300인 미만 기업은 1년 전보다 0.5% 줄어든 21만8000명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예년 2~3월 같은 채용 시즌 분위기는 기대하기 어려울 거란 예상이다. 그나마 제조업 채용 계획 인원이 7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3만2000명), 운수·창고업(3만명)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올해 3분기 채용 인원은 55만7000명에 그쳐 작년 동기보다 4만1000명(6.9%) 감소했다. 이는 2013년 이후 최저치다. 구인 인원(62만1000명)도 같은 기간 5만1000명(7.6%) 줄어 2012년 이후 가장 적었다. 기업의 적극적인 구인에도 채용하지 못한 ‘미충원 인원’과 정상 운영을 위해 추가로 필요한 인원을 의미하는 ‘부족 인원’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1만명(13.3%), 3000명(1.4%) 감소했다. 고용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와 사업체의 채용 축소·연기 등 영향을 받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월별 사업체 종사자 수는 9개월째 내리막이다. 이날 고용부가 발표한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종사자 수는 1873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4만5000명(0.2%) 감소했다. 수도권을 포함한 일부 지역의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조치로 10월보다 감소 폭이 5000명 확대됐다. 상용근로자는 숙박·음식점업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23만3000명 줄었고, 학습지 교사와 방문판매원 등 특수고용직을 포함한 기타종사자도 3만3000명 감소했다. 반면 임시일용직은 정부 일자리 영향으로 22만2000명 증가했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