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순보다 무서운 아빠” 공포에 쓰레기더미 파묻힌 딸

입력 2020-12-29 10:52 수정 2020-12-29 16:28
이하 유튜브 채널 '클린어벤져스' 캡처

친아빠에게 성폭행을 당한 후유증으로 쓰레기더미에 파묻혀 사는 여성의 이야기가 전해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가해 아버지는 형기가 끝나 곧 출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유튜브 채널 ‘클린어벤져스’의 코너 ‘헬프미 프로젝트’에는 한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헬프미 프로젝트’는 사연을 선정해 의뢰자의 집을 치워주는 청소 기부 프로젝트다. 여성은 “초등학생 때부터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아버지가 출소를 앞두고 집 주소를 물어봤다. 이사를 해야 하는데 쓰레기 때문에 엄두가 안 나 헬프미 프로젝트에 사연을 보냈다”고 말했다.

여성의 집은 쓰레기로 가득 차 있었다. 침실엔 종이상자가 쌓여 있어 발 디딜 틈조차 없었고 다른 방 역시 잡동사니와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다.

여성은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트라우마로 쓰레기더미에서 살게 됐다고 했다. 그는 “처음 시작은 초등학교 2학년 때였다”며 “그때는 그냥 아버지의 스킨십이 과하다고 생각했다. 3학년 때부터는 밤에 몰래 방에 들어와 (성폭행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5학년 때쯤 성교육을 받고서야 이게 이상한 거라는 걸 알았다”며 “어머니한테 도움을 청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폭력이었다. 여성은 “어디 가서 얘기하지 말라며 맞기 시작했다”며 “가장 믿음직스러웠던 어른이 엄마인데 엄마한테 그런 반응이 오니까 아무도 못 믿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여성을 성폭행의 구렁텅이에서 꺼낸 사람은 중학교 상담교사였다. 학교에 가서야 믿을 수 있는 어른을 만난 그는 성폭행 피해 사실을 상담교사에게 털어놨다. 상담교사는 즉시 신고했고 아버지는 법정에서 12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 여성은 자신을 성폭행한 아버지의 형량을 줄여 달라고 탄원서를 써야 했다. 여성은 “어머니가 혼자서 저랑 오빠를 부양하기 힘들다고 탄원서를 제출하자고 했다”며 “아빠 형량을 줄여 달라고 탄원서를 써야 했다. 안 쓰면 엄마가 나를 버릴 것 같았다”고 말했다. 결국 탄원서는 제출됐고 아버지는 3년을 감형받았다.



아버지가 교도소에 간 뒤에도 지옥은 계속됐다. 여성은 “그전에도 친오빠가 저를 많이 때렸다. 초등학생 때부터 ‘가슴 한 번만 만져보면 안 되냐’며 성희롱도 많이 했다. 성폭행 시도도 했다”며 “군대 전역 후에는 맨날 때렸다. 문이 부서진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여성은 아버지가 출소 후에 자신을 찾아올까 두렵다고 했다. 그는 “얼마 전에 엄마가 곧 아빠 나온다고 전화가 왔다”며 “오빠한테 (아버지가) 집 주소를 물어봤다고 한다. 이사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방을 봤는데 (쓰레기더미여서) 사연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야기를 듣던 클린어벤져스가 “본인 입장에선 조두순보다 더 무서운 사람이 나오는 것 아니냐”고 묻자 여성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여성은 “(아버지의) 출소 이야기를 듣고 난 뒤부터 꿈에 아버지가 계속 나온다”며 “그냥 오빠랑 아빠 안 보고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고 싶다”고 목소리를 흐렸다.

이홍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