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허민 직무정지 불복… 법정 분쟁 번지나

입력 2020-12-29 10:17

키움 히어로즈가 허민 이사회 의장에 대한 한국야구위원회(KBO)의 2개월 직무정지 제재를 법적으로 대응할 계획을 밝혔다.

키움은 29일 오전 9시쯤 입장문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KBO를 사랑하는 팬, 특히 서울 히어로즈에 응원을 보내 주신 모든 팬들에게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며 “구단 및 단장에게 엄중경고 처분한 KBO의 징계를 수용한다”고 밝혔다.

다만 ‘팬 사찰’ 의혹에 대해서는 “구단만이 아니라 팬들에게도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며 “KBO에서 언급한 것처럼 향후 사법기관의 판단을 받는 절차가 마련되면 사실이 명백하게 밝혀질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허 의장에게 내려진 2개월 직무정지 제재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키움은 “이사회 의장의 투구(2군 선수와 캐치볼) 등 행위에 대한 KBO 징계를 사법기관에서 판단을 받기로 결정했다”며 “향후 진행되는 과정 및 결과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강조했다.

KBO는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마친 뒤 “선수들과 캐치볼·배팅 연습 등의 구단 공식 훈련 밖의 행위로 논란을 일으킨 허 의장에 대해 이사회 의장 신분에서 부적절하고 불필요한 처신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KBO리그의 가치를 훼손한 점이 품위손상행위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며 야구규약 제151조 및 부칙 제1조에 의거해 직무정지 2개월을 부과했다.

허 의장의 ‘구단 사유화’ 의혹이 프로야구 KBO리그에 대한 품위를 손상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키움은 ‘팬 사찰’ 의혹도 받고 있다. 허 의장이 지난해 6월 경기도 고양 야구국가대표훈련장에서 훈련과는 별도로 2군 선수와 캐치볼한 장면이 한 팬의 영상으로 외부에 알려지자 구단 CCTV를 열람해 제보자를 색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KBO는 이와 관련해 키움의 김치현 단장에게 엄중경고 조치를 내렸다.

키움은 KBO 징계를 받고 하루 뒤에 내놓은 입장문에서 구설수에 오른 점을 사과했지만 허 의장에 대한 제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사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키움 구단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허 의장에 대한 KBO의 제재를 놓고 법적 자문을 구할 계획”이라며 “자문 결과에 따라 법적으로 대응할 방법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