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타고 경찰서 간 치매확진자… 구멍 뚫린 환자 관리

입력 2020-12-28 22:55
23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에서 방역복을 입은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격리 음압병실에 있어야 할 코로나19 확진자가 병원을 빠져나와 택시를 타고 경찰서까지 이동한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특히 해당 병원과 보건 당국은 경찰에서 연락이 올 때까지도 코로나19 환자가 사라진 사실조차 몰라 환자 관리에 구멍이 뻥 뚫렸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28일 강원도 보건당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쯤 속초의료원 격리 음압병동에서 입원 치료 중이던 80대 노인 확진자 A씨는 B씨가 운행하는 택시를 타고 인근 경찰서를 찾았다.

A씨는 행선지를 묻는 택시 기사 B씨의 물음에 횡설수설했다. 집을 잃은 치매 노인으로 판단한 B씨는 A씨를 경찰서로 데리고 갔다.

경찰은 신원 조회를 통해 A씨 신원을 확인했고, 가족에게 이를 알렸다. 이후 가족들로부터 A씨가 코로나 확진자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제로 A씨는 지난 24일 철원 노인요양시설과 관련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속초의료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었다.

A씨는 다시 속초의료원으로 이송됐다. 보건당국은 A씨가 병원을 벗어난 시점부터 경찰서에서 코로나 확진자라는 사실이 파악된 순간까지의 모든 동선에 있었던 접촉자 등을 상대로 진단 검사를 받도록 했다.

병원 측과 보건 당국은 A씨가 병원을 빠져나가게 된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