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을 지지하는 칼럼을 쓴 신연수 동아일보 논설위원이 회사에 사표를 제출했다.
신 위원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드디어 자유인이 됐다. 회사에 사표를 냈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내가 칼럼을 쓰면 독자들이 ‘동아일보 맞아?’, ‘저 사람 아직 안 짤렸어?’ 하는 댓글을 종종 달았다”며 “그때마다 나는 ‘동아일보 이미지를 바꾸는데 내가 얼마나 기여하는데 짤려?’, ‘회사가 필요하니까 나를 쓰지’하고 생각했었다. 착각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31년 동안 다닌 회사를 한순간에 그만두려니 만감이 교차한다”고 적었다.
동아일보는 이날 인사 발령을 단행해 신 위원을 콘텐츠기획본부로 보냈다.
신 위원의 사표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가 지난 24일 쓴 “검찰은 왜 반성하지 않나”라는 제목의 칼럼이 주목을 받았다.
신 위원은 이 칼럼에서 1991년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을 언급하며 “무고한 사람에게 반인륜적 범죄를 뒤집어씌우고 그 후로도 진실 규명을 방해했던 검사들은 승승장구하며 출세했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특히 그는 “검찰의 ‘자기 식구 봐주기’는 더 이상 놔둘 수 없는 수준”이라며 “임은정 서지현 검사가 그렇게 외쳐도 검찰 내부 비리는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뇌물과 성접대 의혹은 경찰 수사를 검찰이 사사건건 방해했고, 최근 룸살롱에서 접대받은 검사들도 희한한 셈법으로 3명 중 1명만 기소했다”고 지적했다.
또 “수십 년간 검찰은 자정 능력이 없음을 증명해왔다”며 “기소권과 수사권을 분리해 지나친 힘을 빼고, 검찰도 잘못하면 수사 기소할 수 있는 별도 기관을 만들어 견제해야 한다. 검찰개혁은 이제 첫발을 뗐다. 민주적이고 균형 잡힌 검찰로 다시 태어나도록 국민들이 끝까지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개혁’에 힘을 싣는 칼럼으로 동아일보 기존 논조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네티즌들은 “기사를 읽고 이외의 논조라 놀라긴 했다. 여러 목소리를 담지 못하는 동아일보의 한계가 안타깝다.” “24일자 논설을 읽고 ‘동아일보에도 사람이 산다’라고 생각했는데 안타깝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신 위원은 1990년 문화부 기자로 동아일보에 입사해 경제부·정치부 차장, 인터넷뉴스팀장, 산업부장, 부국장, 채널A 보도본부 부본부장, 동아일보 논설위원 등을 역임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