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가 어른 되면…” 암으로 떠난 아버지가 남긴 10달러

입력 2020-12-29 00:02 수정 2020-12-29 00:02
매트 굿맨 트위터

세상을 떠나기 전 막내아들의 인생 첫 맥줏값을 맡겨둔 아버지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CBS뉴스는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사는 매트 굿맨이 돌아가신 아버지가 자신 앞으로 남겨둔 10달러(약 1만2000원)를 5년 만에 받은 사연을 최근 보도했다. 그 돈에는 막내아들에게 첫 맥주를 사주고 싶은 아버지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매트의 21번째 생일을 하루 앞둔 지난 4일, 누나 케이시는 동생에게 작은 봉투를 건넸다. 봉투 안에는 10달러짜리 낡은 지폐 한 장이 들어 있었다. 5년 전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남긴 것이었다.

남매의 아버지는 지난 2015년 암 투병 끝에 사망했다. 막내아들과 술 한잔 마셔주지 못할 것을 안타까워하던 아버지는 ‘이 돈으로 매트의 첫 맥주를 사줘라’며 딸에게 10달러를 남겼다. 케이시는 그 돈을 수년간 동생 몰래 옷장 속에 간직했다. 케이시는 “매트는 인생의 중요한 순간이 찾아올 때마다 아버지의 부재에 힘들어했다”며 “그런 동생을 보며 비밀을 지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고 전했다.


매트는 생일날 아침이 밝자마자 아버지가 남긴 돈으로 맥주 한 잔을 들이켰다. 그는 “아버지가 사준 것”이라며 기뻐했다.

매트에게 아버지는 가장 친한 친구였다. 그는 CNN에 “아버지가 내 곁에 없다는 사실이 너무 힘들었다. 아버지는 내 행복을 위해서라면 못할 게 없는 분이셨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는 죽는 순간에도 내 미래를 생각하고 계셨던 거다. 내가 받은 생일 선물 중 최고”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매트 가족의 사연은 트위터 등을 통해 널리 퍼지며 화제가 됐다. 이들의 사연을 접한 맥주 회사 버드와이저는 매트에게 맥주 8상자를 보내기도 했다. 해당 맥주는 생전 매트의 아버지가 즐겨 마시던 맥주로, 매트가 생일날 마신 것이기도 하다.

매트는 “아버지를 위한 건배가 이어졌다. 너무 멋진 일”이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자신에게 술을 한잔 사고 싶다는 사람들의 제안을 거절하며 “대신 아버지 치료에 많은 도움을 줬던 다나 파버 암센터에 기부해준다면 더욱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박수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