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최초 진원지인 중국 우한의 실태를 파헤쳐 SNS 등을 통해 알렸던 중국 시민기자가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
28일 BBC,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날 상하이 푸둥신구 인민법원은 지난 1월 우한에서 발병한 코로나19 사태를 유튜브 등에 생중계하고 중국 공산당의 대응을 비판한 전직 변호사 겸 시민기자 장잔에게 징역 4년형을 선고했다.
장잔은 지난 2월 1일부터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보고된 우한을 방문해 트위터,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도시 상황을 생중계하기 시작했다. 그는 코로나19가 한창 확산할 때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와 화장터, 병원 등 가장 민감한 장소들을 방문해 산소마스크를 쓴 환자들이 병원 복도에 줄지어 있는 장면과 시체로 가득 찬 화장장 등을 담은 모습을 포착하며 우한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다.
그는 “당국이 코로나19의 심각성을 감추고 이를 보도하는 언론을 통제하고 있다”고 비판하다 지난 5월 14일 우한에서 실종됐다.
장잔은 지난 5월 상하이에서 공중 소란 혐의로 체포됐다. 장잔에게 적용된 공중소란 혐의는 최고형량이 5년으로, 중국 당국이 비판적인 인사를 침묵시키려 할 때 주로 적용된다.
그는 지난달 ‘위챗과 트위터, 유튜브 등 인터넷 매체로 거짓 정보를 퍼뜨리고 우한의 코로나19 유행상황에 대해 악의적으로 분석했으며 외국 언론과 인터뷰했다’는 혐의로 정식 기소돼 4~5년형을 구형받았다.
이후 그는 무고함을 주장하며 구금에 항의하고자 단식투쟁을 시작했다. 이에 중국 당국은 위장에 강제로 삽관해 유동식을 공급했고, 3개월 동안 종일 족쇄와 수갑을 차고 생활하도록 했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장잔의 변호인을 통해 알려졌다.
장잔의 변호인은 이날 선고 후 “장잔이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였다. (지난주) 접견 당시 중형이 선고되면 끝까지 단식하겠다고 말했다. 건강상태도 좋지 않다”고 전했다.
장잔은 코로나19 근원지 우한에서 긴급 보도를 전한 뒤 대중 앞에서 사라진 네 번째 독립 언론인이다. 앞서 천추스와 팡빈 그리고 리저화 등 시민기자 3명이 같은 혐의로 체포됐지만 법원 판결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