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00명 중 1명 코로나19로 사망… “더 악화될 수도”

입력 2020-12-28 17:13 수정 2020-12-28 18:19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AFP연합뉴스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000만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 17명당 1명 꼴로 확진자가 나온 셈이다. 사망자도 34만명을 넘어 1000명 중 1명 사망이라는 비극적인 기록을 냈다.

27일(현지시간)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미국의 누적 확진자 수는 1957만3847명을 기록했다. 전 세계 확진자의 25%가 미국에서 나온 것이다. 인구 대비로 보면 17명당 1명이 확진자라는 계산이 나온다.

사망자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이 지난 2월29일 워싱턴주에서 첫 번째 코로나19 사망자를 보고한 뒤 한 달 만에 1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망자 수가 34만명 수준으로 폭증하는 데는 10개월도 걸리지 않았다. CNN은 “미국은 매우 빠른 속도로 1000명 중 1명꼴의 코로나19 희생자를 냈다”고 비판했다.

코로나19 최대 피해국인 미국은 팬데믹 사태를 빠르게 수습하기 위해 코로나19 백신을 조기 접종 하는 등 대처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전망이 밝지 않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한 ‘우리의 가장 어두운 시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는 발언에 동의한다”며 “앞으로 몇 주 후에 상황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나를 비롯한 공공 보건 전문가들은 크리스마스, 새해 등으로 인한 폭증을 우려하고 있다”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파우치 소장의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은 최근 미국의 코로나19 통계로도 확인된다. 미국은 지난달 초 일일 신규 확진자 수 10만명을 넘어선 뒤 증가세가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최근 5일간 100만명이 신규 확진 판정을 받았고 그 전 6일 동안 또 100만명이 확진됐다. 지난 26일에는 22만6274명이 감염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미국인 수백만명은 크리스마스 연휴 동안 공항을 이용하는 등 이동에 나섰다. 미 교통안전청(TSA)은 지난 18일부터 크리스마스인 25일까지 집계된 항공기 탑승객이 780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코로나19 검사 책임자인 브렛 지어와 미 보건복지부 차관보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코로나19 급증세는) 여행객들이 어디로 가는지에 달렸다”며 “그들이 각기 다른 장소에서 사람들과 모임을 갖고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