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 비판 아랑곳 않고…여당의 ‘변창흠·공수처’ 밀어붙이기

입력 2020-12-28 17:04

더불어민주당이 28일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단독으로 채택했다. 국민의힘과 정의당이 일제히 ‘부적격’ 의견을 내며 반발했지만 압도적인 의석수를 앞세우며 표결로 밀어붙였다.

같은 날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회의에서도 ‘야당 비토권’이 삭제된 상황에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과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등 2명이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집권여당의 입법 독주가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는 지적에도, 부동산 시장 안정과 검찰개혁 등의 당위성만 내세운 여당의 단독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국회 국토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재석의원 26명 중 찬성 17명, 기권 9명으로 가결했다. 국토교통위원장인 진선미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민주당 소속 의원(17명)이 전원 찬성했다. 야당 의원들이 ‘지명 철회’ ‘원천 무효’ 구호를 외치며 반발했지만, 진 위원장은 “더는 늦출 수 없다”며 표결을 강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곧 변 후보자를 정식 임명할 예정이다.

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과거 ‘구의역 김군’ 비하와 “못사는 사람들이 미쳤다고 밥을 사먹느냐” 발언으로 막말 비판에 휩싸였다. 청문회장에선 “여성은 화장 때문에…”라고 말 여성 비하 논란까지 제기됐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이렇게 수준 미달인 후보자를 장관으로 임명한다면 성난 민심만 더 자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결격 사유가 될 만한 위법 사항은 없었다”며 청문보고서 채택을 강행했다. 국토위 간사인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변 후보자가 너무 매도당한 점이 있다.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다”고 말했다. 같은당 강준현 의원은 “의혹만으로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는다면 많은 인재들이 청문회에서 좌절될 수 있다”고 했다.

여당의 강행 움직임에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변 후보자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저급한 인식과 노동인권 감수성 부족은 시대착오적이며, 국민 정서와 크게 괴리돼 있다는 점을 청문보고서에 분명히 기록해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초대 공수처장 후보 역시 야당 측 추천위원 2명이 보이콧한 가운데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 나머지 추천위원 5명 의결로 선정됐다. 야당 비토권을 없애는 공수처법 개정안이 통과된 지 18일 만이다. 검찰 출신인 이 부위원장은 문재인정부 권익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어 편파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추천위는 “2차례 표결 끝에 대한변협이 추천한 김 선임연구관과 이 부위원장을 전원(5명) 찬성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늦게나마 훌륭한 두 후보를 추천할 수 있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야당 추천위원인 이헌 변호사는 “정치적 중립성 등 여러 문제 제기에도 다른 추천위원들이 의결을 강행했다”고 반발했다.

문 대통령이 후보 2명 중 1명을 지명하면 최종 후보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초대 공수처장에 오르게 된다.

양민철 이상헌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