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초 예정됐던 서울 아파트 분양 물량 중 실제로 분양한 경우는 절반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 중 90%가 실제 분양한 것을 고려하면 서울에서 특히 계획에 차질이 컸다. 코로나19로 인해 분양 일정에 차질을 빚거나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서 일정이 미뤄진 탓으로 보인다.
28일 직방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28만2214가구가 분양됐는데 이는 연초 예정됐던 31만4000가구의 90% 수준이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서울은 예상 분양 물량 6만6556가구 중 2만8100가구만 실제 분양해 예상치의 절반을 밑돌았다. 대구·경북, 전북 등은 실제 분양물량이 예상 분양물량보다 오히려 많았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고 분상제가 적용되면서 분양 일정이 변경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직방은 “올해 코로나19 확산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등의 여파로 분양 일정의 변동이 심했다”며 “연내 분양 예정 단지 중 일부가 내년으로 일정이 조정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로나 사태가 확산한 3~4월 분양 실적률은 36%와 32%에 그쳤다. 수도권 거리두기 단계가 2.5로 격상된 12월에도 연내 분양을 준비했던 단지들이 내년으로 분양 일정을 조정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도 분양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서울은 분상제 적용으로 재건축·재개발 예정 단지 일부가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하면서 예정 물량 대비 42%만 분양됐다.
특히 재개발·재건축 분양이 영향을 크게 받았다. 연초 재개발·재건축 분양 물량 비중은 55%였지만, 실제 분양 비중은 32%에 그쳤다. 주요 예정 단지였던 서초구 신반포3차·경남 재건축(래미안원베일리)과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올림픽파크 에비뉴포레) 등이 모두 연내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하고 내년 이후로 넘어갔다.
직방은 내년도 분양 예정 물량을 23만3000여 가구로 집계했지만 일부 건설사가 내년 분양일정을 아직 결정 못해 공급 예정 물량은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