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모빌리티 사업을 분사해 만든 ‘티맵모빌리티’가 29일 정식 출범한다. 카셰어링, 대리운전, 대중교통을 아우르는 올인원 모빌리티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 국내 모빌리티 시장은 업체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신설법인 티맵모빌리티는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에 자리를 잡고 업무를 시작했다. SK텔레콤 모빌리티사업단과 자회사 임직원에 이어 새로 채용된 경력 직원들이 내년 1월 1일 합류해 본격적으로 사업에 나서게 된다.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을 앞세운 티맵모빌리티는 생활밀착형 교통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차, 완성차용 IVI(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택시호출·대리운전 등을 핵심사업으로 꼽고 있다.
나아가 렌터카, 차량공유, 택시, 단거리 이동수단, 대리운전, 주차에 이르는 서비스를 구독형 모델로 할인해 제공하는 ‘올인원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모빌리티 구독 할인제’가 정착하면 목적지까지 가는 과정에서 여러 이동 수단을 저렴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티맵모빌리티는 우선 면허·요금제 등 규제와 기사모집에서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대리운전 서비스를 먼저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차량공유기업 우버와의 협력도 구체화한다. 티맵모빌리티와 우버의 조인트벤처 합작법인은 내년 상반기 설립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우버와의 협력을 통해 모빌리티 사업을 이동통신, 미디어, 보안, 커머스에 이은 5대 사업부문 체제로 편입시키고, 2025년 4조5000억원 규모로 키운다는 포부다.
이에 따라 카카오모빌리티가 선점해온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도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약 80%의 점유율을 가진 ‘카카오T’ 플랫폼을 기반으로 택시·대리기사·자전거·주차·셔틀, 시외버스 예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지난 4월 베이직 사업을 중단한 타다는 가맹 택시 서비스인 ‘타다 라이트’를 선보이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택시 호출 시장에 티맵모빌리티가 뛰어들면서 새로운 혁신 서비스가 탄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여전히 호출수수료를 둘러싼 기존 택시업계와의 마찰과 정부·지방자치단체의 규제 등 사업 과정에서 풀어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초기 시장으로 불확실성이 큰 모빌리티 시장에 사업자가 늘어나고 변화의 움직임이 보이는 것은 고무적”이라며 “기업 간 출혈경쟁을 벌이기보다는 서비스 다양화를 통해 시장을 키우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