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스키 휴양지 베르비에에서 격리 명령을 받은 영국인 관광객 수백 명이 시설을 탈출해 논란이다.
27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스위스 발레주 바그네스 자치구에 있는 스키 여행지 베르비에에서 격리 명령을 받은 영국 관광객 420명 중 408명이 시설을 탈출해 자취를 감췄다. 사라진 관광객 중 일부는 프랑스로 향한 것이 확인돼 유럽 전역에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스위스는 지난 20일부터 전파력이 높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부터의 입국을 금지하고, 이전에 입국한 모든 사람에 대해 도착일로부터 10일간의 자가격리를 명령했다. 그러나 스키를 타기 위해 스위스를 방문한 400여명의 영국 관광객들은 이를 무시하고 격리 시설을 탈출했다. 호텔 종업원들은 전화를 받지 않고, 식사한 흔적도 없는 것을 보고 이들의 탈출을 알게 됐다.
바그네스 자치구의 장 마크 산도스 대변인은 “격리 명령이 내려진 첫날 50명이 달아났고, 26일 밤에만 약 200명이 자취를 감췄다”고 밝혔다. 그는 “휴가를 위해 스키 여행지를 찾았다가 격리 명령을 받은 관광객들의 분노는 이해한다”면서도 “지금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격리 의무 위반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격리지침을 위반한 영국 관광객이 400명 이상이라는 소식에 스위스 국민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최근 스위스는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며 식당, 술집, 스포츠 시설 등을 모두 폐쇄하는 등 삭막한 연말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스위스인은 현지 신문에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은 누구라도 의심이 간다”며 영국 관광객들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