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7일(현지시간) 1900만명을 넘어섰다.
존스홉킨스대학은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를 1900만572명, 누적 사망자를 33만2145명으로 각각 집계했다. 지난 21일 1800만명을 넘긴 감염자 수가 6일 만에 다시 100만명 증가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1월 20일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뒤 100만명(4월 28일)을 넘길 때까지 98일이 걸렸지만 이후 100만명이 증가하는 기간이 점점 단축되고 있다. 일례로 1500만명에서 1600만명으로, 1700만명에서 1800만명으로 늘어나는 데 불과 나흘밖에 걸리지 않으면서 최단기간 확진자 100만명이 증가한 것으로 기록됐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국가로 이날 기준 확진자는 전 세계 누적 확진자(8049만8000여명)의 23.6%, 사망자는 전 세계(176만여명)의 18.9%에 해당한다.
미국에서는 또 12월 들어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진 사람이 가장 많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CNN방송은 12월 들어 26일까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6만3000여명에 달하며 한 달 사망자로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27일 보도했다.
이는 코로나19의 가을철 대유행이 본격화한 11월의 전체 사망자(3만6964명)의 1.7배에 달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추적 프로젝트에 따르면 사망자 수를 예측하는 선행 지표인 입원 환자 수도 26일 11만7300여명으로 집계됐다. 팬데믹 시작 후 다섯 번째로 가장 많은 것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며 팬데믹의 끝이 시야에 들어왔다는 안도의 한숨도 나오지만 보건 전문가들은 아직 최악의 상황이 닥치지 않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집에 머물라’는 보건 당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여행객이 급증했고, 곧 새해 연휴도 앞두고 있어 가족·친지 모임이 늘며 코로나19 확산을 부채질할 것이란 우려가 일고 있기 때문이다.
미 교통안전청(TSA)은 토요일인 26일 공항 검색대를 통과한 사람이 110만명을 넘어서며 지난 3월 이후 항공 여행객이 세 번째로 많은 날로 기록됐다고 밝혔다. TSA에 따르면 성탄절에만 61만6000여명이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는 등 크리스마스 1주일 전인 18일부터 25일까지 비행기로 여행한 사람이 780만명에 달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CNN에 나와 크리스마스와 새해 이후 또다시 코로나19의 급증을 보게 될지 모른다며 이 경우 급증 위에 다시 급증이 겹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CNN에 따르면 파우치 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에 있어 최악이 아직 오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성탄절과 새해를 지나며 확산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하루 신규 감염자가 20만명, 하루 사망자가 약 2000명, 입원 환자가 12만명 이상인 것이 기준점이면 우리는 정말로 위태로운 지점에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도 성탄절을 앞두고 지난 22일 한 회견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단순한 진실은 이것이다. 우리의 가장 어두운 시절은 아직 오지 않았다. 지나간 게 아니다”며 단합을 강조했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