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7위·토트넘 8위…들썩이는 EPL ‘9강’ 순위표

입력 2020-12-28 01:03
아스널전에서 머리에 공을 맞고 깜짝 놀란 표정을 짓는 리스 제임스의 모습. EPA연합뉴스

올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선 상위권 경쟁이 유독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1위부터 9위까지 승점 차가 6점 밖에 나지 않는 상황. ‘9강’ 체제로 보일 정도로 여러 팀들이 난립하고 있다. 그 사이 중하위권으로 떨어진 아스널에 진 첼시는 7위까지 추락했고, 손흥민의 토트넘 홋스퍼는 1위에서 8위까지 추락했을 정도로 상위권 구도가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이다.

아스널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EPL 15라운드 홈경기에서 첼시에 3대 1로 승리했다.

아스널은 지난달 2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승리 이후 7경기 연속 무승(2무 5패)을 거뒀을 정도로 최근 흐름이 좋지 않았다. 첼시도 아스널전 직전 리그 3경기에서 1승 2패란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둔 상황이었지만, 아스널과는 달리 상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던 상황. 그럼에도 아스널은 올 시즌 처음으로 전반에 멀티골을 득점할 정도로 확 달라진 모습으로 8경기 만에 승리를 챙겼다. 반면 첼시는 원정 3연패를 거두며 7위(승점 25)까지 2계단이나 주저앉았다.

비단 첼시만의 상황이 아니다. 아스톤 빌라(승점 25·6위)나 레스터 시티(승점 28·3위), 에버턴(승점 29·2위), 사우샘프턴(승점 25·9위) 같은 기존 중위~중상위권 팀들이 힘을 발휘하면서 상위권 구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날 4위였던 에버턴이 셰필드 유나이티드에 1대 0 승리를 거두고 4연승을 달리며 2위로 올라섰다. 레스터와 맨유는 2대 2 무승부로 승점 1점씩 추가하며 각각 3위, 4위(승점 29)에 위치했다. 아스톤 빌라는 크리스탈 팰리스를 3대 0으로 이기고 6위로 상승했고, 맨시티는 뉴캐슬을 2대 0으로 잡고 5위(승점 26)로 반등했다.

심각한 무리뉴 감독(왼쪽 두 번째)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그 사이 손흥민의 토트넘은 8위까지 추락했다.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리버풀(승점 31)과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쳤던 것도 잠시, 팰리스(1대 1 무)-리버풀(1대 2 패)-레스터(0대 2 패)로 이어지는 최근 3경기에서 1무 2패의 저조한 성적을 거두는 동안 경쟁 팀들이 더 알찬 연말을 보내게 되면서 순위가 밀린 것.

무리뉴 감독은 현지 인터뷰에서 “EPL은 어느 경기든 매우 어려워서 계속 상위권을 유지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며 “이게 우리가 속한 EPL이다. 슬퍼할 일이 아니고, 좋은 리그에 속한 것을 행복하게 여겨야 한다”고 밝혔다.

토트넘은 8위임에도 선두 리버풀과 단 2게임 차다. 울버햄튼(28일)-풀럼(31일)-리즈 유나이티드(1월 2일)까지 이어지는 중하위권 팀과의 3경기에서 안정적인 승리를 챙긴다면 다시 상위권으로 도약할 기회가 있다. 다만 무리뉴 감독은 “우리는 최근 상위 6개 팀을 상대했다”면서 “앞으로 일정을 쉽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는데, 울버햄튼, 풀럼, 리즈가 쉬운 팀은 아니다”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무리뉴 감독의 말처럼, 올 시즌 EPL은 박싱데이를 지나고 있는 최근까지도 1위부터 9위까지 승점 차가 2경기 밖에 나지 않는 유례없는 혼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짧아진 준비기간, 빽빽한 경기 간격 등으로 인해 중하위권 팀이 오히려 힘을 발휘하고 있단 분석도 있다. 제이미 캐러거는 과거 인터뷰에서 “한 팀이 승점 95점을 내고 우승하는 건 멋지지만, 이런 독주는 EPL(의 경쟁 체제)을 죽인다”며 “올 시즌 우리는 2015-2016시즌 우승한 레스터처럼 새 챔피언과 생소한 빅4 팀을 볼 수 있을지 모른다. EPL 흥행엔 좋은 징조”라고 밝혔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