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확진자 비슷한데… 싱가포르, 30일 화이자백신 접종 개시

입력 2020-12-28 06:00

싱가포르가 오는 30일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개시한다. 한국과 일본을 제치고 아시아 국가로서는 최초 접종이란 기록을 세웠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싱가포르 보건부는 이날 “오는 30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들어간다”면서 “국립전염병센터(NCID) 직원들에게 최초 물량이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1일 싱가포르에 도착한 화이자의 백신을 맞을 것으로 알려졌다.

NCID를 뒤따르는 다음 접종 대상은 공공보건기관 종사자와 사설 의료기관 직원들이다. 백신 공급이 확대되는 2월부터는 70세 이상의 고령자에 대한 접종이 시작된다.

NCID는 “70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코로나19 치명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돼 이들에 접종 우선권을 주는 것”이라며 “팬데믹 희생자를 최소화하고 의료체계 붕괴를 막아 싱가포르인의 보건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NCID 발표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백신 접종 관련 조치는 대부분 ‘코로나19 전문가위원회’의 자문에 근거해 이뤄졌다. 전문가위는 싱가포르 의료서비스국 수석 고문으로 활동 중인 벤저민 옹 싱가포르국립대 교수가 지휘하는 자문 단체다. 이들은 코로나19를 퇴치하기 위한 의료적 자문을 담아 지난 24일 최종 권고안을 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싱가포르 정부는 전문가위원회가 제시한 코로나19 고위험군 우선접종과 고령자 보호, 의료진 접종 등 접종 방침을 모두 수용했다.

전문가위는 백신 접종의 최종 목표로 ‘인구 전원에 대한 접종’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대한 많은 국민에게 백신을 접종해 코로나19로 치명률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위는 “높은 백신 접종률은 기저질환 등으로 백신 접종이 불가능한 사람들에게 간접적인 방역 보호막을 제공한다”면서 “접종을 강제하지는 않겠지만 의학적으로 접종이 가능한 모든 사람들이 백신을 맞기를 강력히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기준 싱가포르의 누적 확진자 수는 5만8524명이다. 한국(5만6972명)과 비슷한 수치다. 인구 대비로 분석하면 싱가포르가 훨씬 많지만 검사 수 대비 수치를 살펴보면 상황은 비슷하다. 싱가포르의 검사수 대비 확진율은 0.011, 한국은 0.014로 오히려 한국이 더 높다.

하지만 강력한 방역 정책을 도입한 싱가포르는 일일 신규 확진자 수를 상당히 낮추는 데 성공한 상태다. 전날 기준 5명, 이틀 전 기준 1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확산세가 억제됐다고 판단한 싱가포르 정부는 28일 ‘3단계 경제 재개’ 정책을 실시하고 공공장소에서의 모임 기준을 완화하는 등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