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학이 공동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효능을 대폭 향상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특히 중증 코로나19에 대한 예방률은 10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영국 선데이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두 번의 온전한 주사로 다른 백신들과 똑같은 효과를 내는 ‘승리 공식’을 발견한 것으로 우리 팀은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리오 CEO가 언급한 ‘다른 백신’은 모더나와 화이자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백신은 최종 예방률 조사에서 각각 94.5%와 95%를 기록했다.
그는 이어 “중증 코로나19에 대해서는 100% 예방률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기존에 발표한 예방률은 평균 70%에 불과했다. 이마저 2회를 정량 투여했을 때는 62%에 그쳤다.
소리오 CEO는 발전된 효능에 대해서는 “조만간 특정한 시일에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더 이상은 언급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초기 예방률 발표에서 정량을 투여했을 때는 62%의 예방률을 보였지만 1회차 투여 과정에서 정량의 절반만을 투약했을 경우 그 효과가 90%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투약법이 실수에 의한 것이며 실험 대상군이 소수라는 이유로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아스트라제네카는 자사 백신에 대한 ‘보충 연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추가 연구에 착수한 것이다.
소리오 CEO는 “제약업계에서는 우리가 기존에 발표한 예방률 수치만으로도 ‘긍정적 신호’라는 얘기가 나왔다”며 “(우리 백신은) 세계 각국의 보건당국이 제시하는 기준에도 부합했다”고 강조했다.
스카이뉴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성능 향상이 영국 정부에 안도감을 심어줄 것으로 예상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화이자·모더나와 달리 신기술인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을 이용하지 않아 안전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최저 -70도에 달하는 초저온 냉동보관설비를 필요로 하지 않아 보급 편의성 측면에서도 두 백신보다 뛰어나다.
영국 정부는 1억회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선주문해 내년 3월까지 4000만회분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르면 27일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의 승인을 받고 다음 달 4일 접종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도 내년 2월부터 아스트라제네카와 모더나, 얀센 등 백신을 도입해 초기 접종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영국 정부는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함에 있어 신중한 입장이다. 한 규제당국 관계자는 “MHRA가 백신 관련 자료를 검토하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이 필요하다”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예방률과 안전성, 효능 측면에서 정부의 기준을 충족하는지에 대해 엄격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스카이뉴스에 전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