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 등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부작용을 경험한 사례가 알려지며 백신 접종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이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6일(현지시간) 현재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화이자와 모더나 등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이용한 백신과 관련해 유의해야 할 집단을 분석해 ‘접종 지침서’를 발간했다.
면역체계 약화
CDC는 “인체의 면역체계가 약화되거나 타격을 받은 경우 중증 코로나19 증세를 앓을 수 있다”면서도 “제한된 경우에 한해 접종을 시행하며 안전 기준을 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DC가 언급한 사례에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등 특정 질병에 감염되거나 약물 부작용 등으로 면역력이 약화된 사람들이 포함된다.지침서에 따르면 면역력이 약화된 이들에 대한 백신 임상시험 데이터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HIV 환자의 경우 임상 대상에 포함됐지만 안전성을 파악하기 위한 구체적인 자료는 확보되지 않았다. 또 인체 면역체계가 코로나19 백신에 제대로 반응하지 않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점이 제시됐다.
자가면역질환 병력
자가면역질환 환자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도 아직 실시되지 않았다. 따라서 자가면역이 활성화된 환자에 대한 백신 안전성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이 그룹은 CDC가 앞서 제시한 백신 임상시험 지원 대상자 목록에는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길랭-바레증후군 병력
과거에 길랭-바레증후군(GBS)을 앓은 집단은 코로나19 백신을 문제 없이 접종받을 수 있다. CDC는 현재까지 접종받은 190만명 이상의 사람들에게서 관련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몇몇 특이 사례를 제외하고는 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도 백신 미접종 사유로 GBS 병력 경험을 제시하지 않았다.안면 신경마비 병력
지침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과정에서 몇몇 환자들은 안면마비 증세를 호소했다. 다만 미 식품의약국(FDA)은 “이들이 겪은 증상이 백신 접종과 연관성을 가졌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일반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고 안면마비가 오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백신 접종을 완료하면
CDC는 “코로나19 백신이 우리를 일상생활로 안전하게 돌려놓을 수 있을지 확인되기 전에는 보건당국이 제시하는 방역 지침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CDC는 이 같은 지침으로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2m), 밀집 금지, 손 씻기, 손 세정제 사용, 자가격리 규칙 준수 등을 들었다.한국은 언제쯤?
정부는 내년 2월부터 초기 접종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이 도입할 것으로 알려진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2000만회분)와 모더나(2000만회분), 아스트라제네카(2000만회분), 얀센(600만회분) 등 6600만 도스다. 이 중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은 mRNA 방식을 채택했고 나머지 둘은 전통적인 ‘바이러스 벡터’ 방식을 이용했다.다만 미국 국방부가 주한미군 전원에 대해 백신 접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기에 미군에 파견돼 복무 중인 카투사 병력들도 함께 백신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첫 접종 대상인 경기도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의 ‘브라이언 올굿’ 병원 의료진과 지원인력 가운데 의무행정 인력으로 군 복무 중인 40여 명의 카투사가 접종을 받을 경우 대한민국의 ‘1호 접종자’로 기록을 세우게 된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