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야당 고발에 “대사들은 ‘멋진 아이디어’라던데”

입력 2020-12-28 00:10

국민의힘이 문재인 대통령의 ‘2050 탄소 중립 비전’ 영상 흑백 송출과 관련해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고발하겠다고 하자, 탁 비서관은 주한 외국대사들의 ‘칭찬 메시지’로 맞대응에 나섰다.

탁 비서관은 27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탄소중립영상 흑백 송출과 관련해 국민의힘 고소 소식을 전해들었다”며 “영상이 송출된 후 전달받은 격려로 소회를 대신한다”고 썼다. 이날 국민의힘 미디어특위가 보도자료를 통해 “KBS 방송제작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탁 비서관을 방송법 위반 혐의로 28일 대검찰청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하자, 1시간도 되지 않아 반박 글을 올린 것이다.


탁 비서관에 따르면 마리오 카스티요 페르난데스 주한 유럽연합(EU) 대사는 당시 방송에 대해 “문 대통령의 연설은 상징적으로 흑백으로 방영됐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2050 탄소중립 사회를 향한 대한민국의 확실한 약속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사이먼 스미스 주한 영국대사는 “흑백 영상 방영은 에너지 절약을 위한 멋진 아이디어였다”고 했고, 요아나 도너바르트 주한 네덜란드 대사도 “흑백 동영상을 사진 찍어 본부에 보고하면서 짧은 동영상이지만 에너지 절약의 노력이 돋보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는 게 탁 비서관의 설명이다.

앞서 KBS 공영노조는 지난 10일 성명을 내고 “KBS PD들이 ‘왕PD’ 탁 비서관이 정한 방송 지침에 따라 일했다”며 “KBS의 역할이 인력공급 대행 및 송출업체로 전락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미디어특위는 “공정성과 독립성을 핵심 가치로 다루고 있는 방송법의 근본 취지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방송법상 방송편성에 관하여 규제나 간섭을 한 죄에 해당될 수 있다는 게 국민의힘 미디어특위 법률지원단의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청와대 ‘왕PD’인 탁 비서관의 KBS 방송편성 개입 의혹은 KBS의 독립성과 공정성, 공익성을 현저하게 훼손시킨 사안으로 묵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