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00명대 선에서 꺾이지 않고 있으나 정부는 이번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택하지 않았다. 수도권에 적용된 거리두기 2.5단계를 내년 1월 3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비수도권은 2단계가 유지된다. 사회 전반에 영향이 큰 3단계를 최대한 피하고, 연말연시 특별방역 강화대책에 기대를 걸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3단계 격상 없이 확산세를 꺾긴 어려울 것이란 우려는 여전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8일 종료 예정이었던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 조치를 연말연시 특별방역 강화대책 기간에 맞춰 내년 1월 3일까지 6일간 연장한다고 27일 밝혔다. 3단계 격상 가능성도 일부 제기됐지만 정부는 이번에도 격상은 피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발생 현황은 이미 거리두기 3단계 기준을 완전히 충족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7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970명 발생해 누적 확진자 수는 5만6872명이라고 밝혔다. 지난 한 주간 일일 평균 국내 발생 환자 수는 1017명으로 3단계 기준인 800~1000명을 넘었다. 비수도권도 대부분 거리두기 2단계 기준을 넘어섰다. 권덕철 중대본 1차장은 브리핑에서 “호남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권역이 2단계 기준을 상회하고 있고 충남은 90명대까지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가 현재 거리두기를 유지하기로 한 것은 지난 24일부터 시행한 연말연시 방역 대책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국의 모든 식당에서 5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고, 주요 관광명소를 폐쇄하는 등 보다 강력한 방역조치를 이미 취했다는 것이다. 일부는 3단계보다 강한 조치라는 명분도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한 지 4일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면서 정부도 고위험시설에 대한 방역대책을 철저히 하면 (확진자) 증가 추이를 감소 추이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 병상이 추가 확보돼 의료체계 역량이 개선된 점도 기존 단계를 유지하는 이유로 꼽았다. 실제 최근 중환자 병상은 여유를 되찾은 모양새다. 전날 기준으로 전국에 남은 중환자병상은 98개, 수도권은 39개였다. 수도권 1일 이상 대기 환자는 지난 17일 595명에 달했으나 이날 96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이날 중앙감염병병원 건립 예정부지를 활용해 코로나19 격리치료병상 120개를 긴급 확보했다.
다만 정부는 일부 방역수칙을 추가하기로 했다. 착석이 금지된 카페 대신 패스트푸드점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어 패스트푸드점도 커피·음료·디저트류만 주문하는 경우 매장 내에서 이용할 수 없도록 하고 포장·배달만 허용하기로 했다. 현재 수도권에만 적용 중인 무인카페 매장 내 착석 금지와 홀덤펍(카드게임을 할 수 있는 술집) 운영 중단은 전국적으로 확대한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