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14년 만에 최대 상승…숨고르기·폭등 반복했다

입력 2020-12-27 16:03
서울 용산구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뉴시스

12월 들어 전셋값 상승 폭이 주춤하기 시작했지만, 절대적 상승률 자체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지방으로 옮겨붙은 집값 과열 현상도 부산 등 광역시를 중심으로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처럼 집값 과열 현상이 일 년 내내 멈출 듯 계속 이어지면서 연간 주택 매매가격은 14년 만에, 전셋값은 9년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27일 월간 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12월 서울 주택 전세가격 전월대비 증감률은 1.10%를 기록해 지난달(1.68%)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 서울과 광역시, 도 지역 모두 상승세가 여전한 가운데 상승 폭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KB부동산은 “부족한 전세물량에 전세가격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역 구분 없이 전국적으로 모두 높았다”면서도 “다만 기대감과 전세 상승률 모두 11월 보다 다소 누그러졌다”고 분석했다.

매매가격 전월대비 증감률은 서울이 1.24%를 기록해 지난달(1.66%)에 비해 상승 폭이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패닉바잉이 기승을 부렸던 6~8월 다음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5대 광역시는 1.93%로 오히려 지난달(1.85%)보다 상승해 다시 한번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타지방도 0.91%로 지난달(0.69%)보다 크게 늘었다.

최근 연이어 동반 오름세를 기록했던 매매·전세 가격 상승 전망도 이달 들어 엇갈렸다. 매매가격전망지수는 125로 지난달(122)에 이어 상승세를 계속 이어갔다. 반면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129로 지난달(135)보다 줄었다. 9월(130) 이후 처음으로 120대로 내려왔다. 가격 전망지수는 시장이 매매 혹은 전셋값 추이를 어떻게 예상하는지 보여주는 지수다.

이처럼 12월 현황만 보면 시장이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내년에도 집값 과열 현상이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로 올해 전국 집값은 완급조절을 해가며 끊임없이 올랐다. 1∼6월 0.14∼0.48%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7월 0.88%로 두 배 가까이 뛰었고 8∼9월 0.78%, 0.80%로 유지됐다. 10월에는 0.67%로 상승 폭이 다소 줄더니 11월에는 1.43%으로 크게 뛰었고 상승세가 12월(1.36%)까지 이어졌다.

실제로 KB부동산 통계 기준으로 전국 매매가격은 한해가 발생한 동안 8.35% 올라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셋값도 총 6.54% 올라 9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값이 작년 말 대비 9.65% 올랐고, 단독은 3.87%, 연립은 6.47% 상승했다. 아파트와 단독은 14년 만에, 연립은 12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