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강’을 지켜라… 중국 ‘양쯔강 보호법’ 제정

입력 2020-12-28 05:00
중국에서 ‘어머니 강’으로 불리는 양쯔강의 모습.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홈페이지 캡처

중국이 대륙 중앙부를 가로질러 흐르는 길이 6300㎞의 양쯔강을 법으로 보호하기로 했다. 중국인 수억명의 젖줄인 양쯔강 오염을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중국 최고 입법부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26일 ‘양쯔강 보호법’을 의결해 내년 3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특정 하천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양쯔강 보호법은 자원 보호, 수질오염 방지, 생태환경 복구, 지속가능한 발전, 법적 책임 등 총 9장 96조로 돼 있다. 양쯔강 유역의 생태환경을 복구하고 자원의 합리적 이용을 촉진하는 메커니즘을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법은 중국 정부가 양쯔강 보호에 관한 중대 정책 및 계획을 심의하고, 양쯔강 유역에 있는 각 지역과 조율하도록 규정했다. 양쯔강 유역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 오염 배출 총량을 통제하고 도시와 농촌의 오수 수집 처리 능력을 높이는 내용도 담겼다.

특히 양쯔강 수생생물 보호구역에서의 어획을 전면 금지했다. 법이 정한 기간동안 양쯔강 본류와 주요 지류, 퉁장 호수 등 중점 지역에서 천연 어업자원 어획도 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모래 채취 구역 내 선박 수를 엄격히 제한하고, 중점 지역에 위치한 화학제품 생산 업체 이전을 가속화하도록 했다. 이런 규정을 위반할 경우 처벌도 명확히 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홈페이지에 게재된 양쯔강 보호법 시행을 알리는 삽화. 내년 3월 1일부터 시행된다고 적혀 있다. 전인대 홈페이지 캡처

양쯔강은 중국 서부 칭하이성에서 남동쪽 상하이까지 11개 성급 행정구역에 걸쳐 있다. 세계에서 3번째, 아시아에서 가장 긴 강이다. 강 유역 면적만 180만㎢로 중국 인구와 GDP의 30% 이상이 이곳에 집중돼 있다.

중국이 양쯔강 보호법을 제정한 건 환경 오염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양쯔강은 중국 담수 자원의 3분의 1, 수력에너지원의 5분의 3을 제공하지만 최근 몇 년간 오염 문제가 심각해졌다. 중국 폐수 배출량의 40%가 양쯔강으로 흘러들어 암모니아질산염, 이산화황, 산화질소와 같은 화학 물질이 전국 평균의 2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쯔강에 배출되는 오폐수량이 2007년 이미 300억t을 넘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중국 정부는 환경 오염으로 어획량이 줄자 어족 자원 보존을 위해 올해 초 향후 10년간 어업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중국 농림부에 따르면 이 조치로 양쯔강 유역에 사는 23만여명의 어부가 생업을 포기했다. 한정 중국 부총리는 최근 이들이 새로운 거처와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332개 강줄기에서 적용되는 어업금지령은 양쯔강 보호법 시행에 따라 전체 수로와 주요 지류로 확대될 예정이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