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마음 이해하나…” 의료진이 간곡히 부탁한 것

입력 2020-12-27 15:16
연합뉴스, 페이스북 캡처

코로나19 전담병원 의료진이 몰려드는 택배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택배 자제를 호소했다.

코로나19 전담 병동에서 근무하는 의사 A씨는 26일 페이스북에 긴 글을 남겼다. 그는 “한 가지 부탁 말씀드린다. 정말 중요한 물품(평소 드시던 약, 노트북 등) 아니면 입원 환자에게 택배 보내는 거 참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운을 뗐다.

그는 “단 한 명의, 단 5분도 아쉬운 소중한 우리 간호 인력이 택배 안내전화, 택배로 도착한 물건 검수, 보호자와 실랑이 등의 그러지 않아도 될 일에 투입되고 있다”며 “안타까운 마음이야 십분 이해하지만 며칠이면 퇴원하실 분들이 대부분이니 조금만 참아주셨으면 정말 감사하겠다. 밥, 먹을 만하게 잘 나온다”는 글을 남겼다.


의료진이 과도한 택배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한 게 처음은 아니다. 지난 23일 코로나 전담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B씨 역시 “제발 부탁드린다. 병원으로 택배 좀 그만 보내달라”고 전했었다. 이 간호사의 업무 중 하나는 병원 한쪽에 쌓여있는 택배 물품을 정리하는 것이었다. 병원에는 코로나19 환자 앞으로 매일 택배 15~20개 정도가 배달된다고 한다.

B씨는 “위험물품 반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간호사들이 택배 내용물을 전부 열어보고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꼭 필요한 생필품 외에 택배를 보내지 말라고 안내하지만 배달되는 물품은 각양각색”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부 보호자들은 배달 음식을 도시락인 것처럼 위장해 책 밑에 숨겨서 보낸다. 굳이 환자에게 필요하지 않은 과일이나 과자를 보내는 경우도 있다”며 “환자 보는 시간도 빠듯한데 이걸 다 확인하고 분리수거를 하려니 너무 힘들다. 경증 환자들의 경우 2주면 퇴원하기 때문에 보호자들도 자제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