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려요?” 경찰 문자 한 통, 감금당한 지적장애인 구했다

입력 2020-12-27 15:07
국민일보 DB

가출한 지적장애인을 감금하고 성폭행한 남성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27일 오전 2시 112에 한 여성의 다급한 신고 전화 한 통이 접수됐다. “가출했는데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다.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신고를 받은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즉시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했다. 경찰은 장안동 근처로 피해자 위치를 특정하고 출동했다.

경찰은 정확한 위치를 알기 위해 피해 여성에게 주변 환경을 계속 물었다. 피해자는 불분명한 발음으로 “PC방인 것 같다”고 답했다. 이에 경찰은 장안동 거리의 PC방과 전화방(성인PC방)을 뒤지기 시작했고, 불이 켜져 있지만 문이 잠긴 전화방 1곳을 발견했다.

경찰은 전화방 문을 두드리며 여성에게 소리가 들리는지 문자를 보내 물었다. 잠시 후 “들린다”는 답신이 왔고, 경찰은 강제로 문을 열고 진입했다. 피해 여성은 바닥에 엎드린 채 쓰러져 있었다. 가해 남성 2명 중 1명은 창문으로 뛰어내려 도주했지만 잠복 중인 경찰관들에게 붙잡혔다.

경찰은 30대 A씨, 40대 B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해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과로 넘겼다. 이들은 2∼3년간 알고 지낸 사이로 알려졌다.

경찰에 신고한 여성은 지난 24일 지방에서 가출 신고된 지적장애인으로 밝혀졌다. 가출한 이튿날 동서울터미널에서 이들을 처음 만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와 B씨는 당일 오후 9시쯤 서울 강북구의 한 모텔로 이 여성을 데려가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26일 오후 10시쯤 동대문구 전화방에서 피해 여성을 재차 성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이홍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