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선물 배달 중 쓰러진 택배기사 목격자 증언 살펴보니

입력 2020-12-26 09:18 수정 2020-12-26 10:09
MBC 뉴스데스크 화면 캡처

택배 노동자의 잇따른 사망으로 과로를 막기 위한 대책이 논의·수립되고 있는 가운데 배송 업무를 하던 택배 기사가 또다시 뇌출혈로 쓰러지는 일이 발생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5일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대책위) 등에 따르면 한진택배 소속 김모(40)씨가 지난 22일 오후 서울 동작구의 한 시장에서 배송품을 나르던 중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연말을 맞아 배송 물량이 늘면서 김씨가 배송해야 하는 물량은 하루 약 300개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2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아직 의식이 없는 상태다.

MBC 뉴스데스크 화면 캡처

이같은 소식은 MBC 뉴스를 통해 처음 보도됐다. 김씨가 쓰러지는 순간을 목격한 정육점 직원은 MBC에 “눈을 뜨신 상태로 기절했다”며 “흔들어 보고 기사님을 불러봤는데도ᅟ 의식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택배 시가의 가족은 “아픈 기록도 없고 병원 간 기록도 없고. 그런 사람이 갑자기…”라며 “배송 내역을 보니 거의 16시간을 일한 것이더라”고 매체에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씨는 매일 아침 7시까지 물류센터로 출근해 분류작업을 한 뒤 오후에 배송을 시작했다.

김씨의 휴대전화엔 밤 12시 가까운 시각까지 고객에게 담긴 문자 메시지들이 남아 있다. 연말을 맞아 하루 배송 물량이 300개에 달했고 시장 골목처럼 차가 들어가지 못하는 곳이 많아 쫓기듯 일할 수밖에 없었다.

한진택배는 밤 10시 이후 심야 배송을 중단했다고 했지만, 기사들은 배송을 안 한 상태에서 고객에게 배송 완료 문자를 보낸 뒤에 새벽까지 일해야 했다. 앞서 지난 14일에도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한진택배 소속 A(58)씨가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대책위 관계자는 “회의를 통해 후속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