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귀국한 5명’ 탓에 변종 나온 일본, 긴급사태 선언은 ‘아직’

입력 2020-12-26 08:24

영국에서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변종에 감염된 사람이 일본에서도 처음 나왔다. 일본에선 일일 확진자가 연일 최다를 경신하는 상황에서 영국발 변종 코로나19 감염도 확인돼 비상이 걸렸다.

NHK는 지난 25일 일본 전역에서 새로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가 3831명이라고 26일 보도했다. 지난 23일 3271명, 24일 3740명에 이어 사흘 연속으로 하루 최다 확진자 기록을 갈아치웠다. 일본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1만5265명으로 늘었다.

전날 지역별 신규 확진자는 도쿄도(東京都) 884명, 가나가와(神奈川)현 466명, 사이타마(埼玉)현 298명 순으로 많았다. 수도권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무더기로 나오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19 사망자는 63명 늘어 3199명이 됐다. 전날 확인된 사망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장 많았다.

이런 가운데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변종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일본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다무라 노리히사(田村憲久) 일본 후생노동상은 전날 밤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영국에서 귀국한 5명이 변종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변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5명은 이달 18~21일 하네다(羽田)공항(2명)과 간사이(關西)공항(3명)을 통해 귀국했고, 공항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에서 이들의 검체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변종으로 드러났다. 다무라 후생상은 이들에 대해 “공항 검역에서 양성이 확인됐기 때문에 국내 도착 후에는 다른 사람에게 감염되는 형태의 접촉이 있었다고 생각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무라 후생상은 또한 26일부터 변종 바이러스 발생지인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부터 귀국한 사람에 대해서는 사흘 동안 호텔에서 체류하게 한 뒤 이후 추가로 코로나19 검사를 해 음성이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귀가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나라에서 귀국한 사람에게는 2주 자가 격리도 적용된다.

앞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조용한 연말연시’를 강조하고 나섰다. 스가 총리는 25일 오후 총리관저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서 ”국민께서 조용한 연말연시를 보내주셨으면 한다"며 "가능한 한 모임을 삼가, 어떻게 해서든 이번 연말연시에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도록 협력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4일 밤 총 8명 규모의 스테이크 회식에 자신이 참석해 논란이 된 데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재차 사과했다. “전문가들이 일관되게 지적하는 것이 음식점 감염 위험”이라고 한 스가 총리는 “감염 대책으로 가장 효과적으로 여겨지는 것이 음식점 영업시간 단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음식점 영업시간 단축과 관련한 실효성 있는 조치를 위해 코로나19 특별조치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행법에 따르면 일본에선 지방자치단체가 영업시간 단축을 요청해도 응하지 않는 음식점에 벌칙을 부과할 수 없다. 일본 정부는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음식점에 급부금을 지급하면서 응하지 않는 음식점에는 벌칙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가 총리는 “최종적으로 감염 대책의 결정적 수단이 되는 것은 백신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임상시험이 시작돼 내년 2월에 데이터가 정리될 예정”이라며 “안전성, 유효성을 최우선으로 심사한 후 승인된 백신을 필요로 하는 분에게 가능한 한 빨리 접종할 수 있도록 관련 부처 하나가 돼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4∼5월에 선언한 코로나19 긴급사태를 다시 선언하는 방안에는 “오미 시게루(尾身茂)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 분과회장의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다’는 발언을 알고 있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