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다시 ‘코로나 불안’…항공편 무더기 취소

입력 2020-12-25 17:47
중국 다롄의 한 시내버스 안에서 코로나19 검사를 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중국 베이징과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 등지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잇따르면서 이들 지역을 오가는 항공편이 무더기 취소됐다. 이에 따라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25일 중국 온라인 매체 제몐(界面)에 따르면 이날 다롄 공항에서 129편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됐고 베이징의 서우두공항과 다싱공항에서도 각각 90여편이 취소됐다. 취소된 항공편은 모두 300편이 넘는 셈이다.

다롄공항의 운항 취소율은 현지시간 오전 9시 50분 기준 약 35%이며 베이징 서우두공항과 다싱공항의 취소율은 10% 안팎이다.

일부 항공사는 다롄과 베이징 운항 항공편의 예약 취소나 변경을 무료로 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하루 동안 랴오닝성 다롄에서는 지역사회에서 8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가운데 확진자는 7명이며 나머지 1명은 무증상 감염자다. 중국은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와도 발열이나 기침 등의 증상이 없으면 확진자가 아닌 무증상 감염자로 별도 집계한다.

다롄에서는 지난 15∼24일 19명의 확진 환자와 20명의 무증상 감염자가 나왔다. 이와 관련 다롄시는 전날 모든 학원 수업을 중단하도록 조치했다. 다롄의 대학들은 이번 학기 수업을 조기 종료했다.


다롄과 같은 랴오닝성에 있는 선양(瀋陽)에서도 전날 1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는 한국에서 중국으로 입국해 격리 기간이 지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60대 중국 국적 여성의 외손녀다.

베이징에서도 전날 무증상 감염자 1명이 추가로 나왔다. 지난 6일 톈진에서 베이징으로 온 이 남성은 베이징 도심 시청(西城)구의 콜드체인 종사자 대상 핵산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식당 직원인 이 남성은 업무가 냉동식품과 관련 있다고 당국은 전했다.

베이징에서는 지난주 차오양구의 한 호텔에서 확진자가 나온 이후 그가 방문한 인근 만두 가게 직원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추가 감염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이 우려되면서 베이징 내 성당과 교회들도 크리스마스 행사를 취소하거나 온라인으로 대체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시청구의 시스쿠 성당은 전날 긴급 공지를 올려 시설을 일시 폐쇄하고 미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인근의 시즈먼 성당도 크리스마스이브와 당일 모든 행사를 취소했다.

차오양구의 한 국제 교회는 크리스마스 행사를 온라인으로 대체한다고 발표했다.

베이징 보건당국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베이징의 방역이 큰 도전을 맞았다면서 시민들이 이동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베이징시 당 서기는 공무원과 국유기업 직원들이 모범을 보여 원단(元旦·1월 1일)과 춘제(春節·음력 설)를 베이징에서 보내라고 지난 23일 회의에서 말했다.

시민들의 불안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지만, 중국 방역 당국은 ‘정상 범위 내에 있다’고 선을 그었다.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전염병학 수석전문가 우쭌여우(吳尊友)는 24일 밤 관영 CCTV 프로그램에 출연해 “겨울철에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상황이 더 심각하다”면서 “중국 내 여러 곳에서 산발적 발병이 일어나는 것은 정상 현상”이라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