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9·11 테러를 예고해 ‘여성 노스트라다무스’로 불렸던 마케도니아 출신 예언가가 사망 전 남긴 2021년 예언이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매체 더선은 지난 23일(현지시간) 1996년 75세의 나이로 사망한 바바 반가의 2021년 예언이 새해를 앞두고 재조명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케도니아 시골 마을에서 자란 바바 반가는 어린 시절 모래 폭풍으로 시력을 잃었다. 그러나 세계 곳곳에서 벌어질 사건·사고를 미리 내다본 신기한 이력으로 많은 추종자들을 거느렸고 이들로부터 “또 다른 눈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의 예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2001년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9·11 테러를 무려 12년 전인 1989년 언급한 일이다. 바바 반가는 당시 “미국 형제들이 철로 만든 새의 공격을 받아 추락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추종자들은 이 발언에 미국이 명시됐으며 ‘철로 만든 새’가 빌딩과 충돌한 항공기를 뜻한다는 해석을 이유로 들며 그가 테러 발생을 먼저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시름한 2020년에 대한 예언도 있다. 바바 반가는 “2020년 미국 대통령이 신기한 병에 걸릴 것”이라고 말했는데,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았다. 이외에도 그는 2000년 러시아 잠수함 쿠르스크의 침몰을 그보다 11년 앞서 언급한 적 있다.
바바 반가가 예언한 2021년은 암 치료제가 발견되는 해다. 그는 “인류는 암을 없앨 것” “암이 사슬에 묶이는 날이 올 것”이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암살 시도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유럽을 공격할 것이며 그들은 화학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체가 꼽은 바바 반가의 가장 기이한 2021년 예언은 “강력한 용(dragon)이 인류를 장악할 것”이라는 말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저마다의 해석을 내놓고 있는데, “중국은 용(龍)을 상징물로 여기기 때문에 예언 속 용은 중국을 뜻한다”는 분석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름에 있는 ‘용’을 말하는 게 아닐까”라는 재치있는 댓글도 달리고 있다.
이외에도 바바 반가는 “세계는 많은 격변과 재앙으로 고통받을 것” “사람들의 의식이 바뀌며 각자의 믿음으로 분열될 것”이라는 다소 추상적인 예언과 “3명의 거인이 단결할 것” “어떤 사람들은 붉은 돈을 가질 것” 등의 말을 남겼다고 한다.
추종자들은 그의 예언이 85% 적중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예언 대부분이 비유적이고 광범위하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더불어 “2010년 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것” “2014년 많은 사람이 피부암에 걸리게 된다” 등 빗나간 그의 예언을 예로 들며 허무맹랑한 말장난이라는 주장도 많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