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장애친구 업고 학교다닌 우정…나란히 명문대 합격

입력 2020-12-26 06:48
이하 베트남 언론 징 캡처

두 다리가 없는 학생과 그를 10년 동안 업고 등교한 친구의 아름다운 우정이 많은 이에 감동을 주고 있다. 두 사람은 최근 나란히 명문대에 합격했다.

베트남 현지 언론인 VN익스플로러, 베트남타임스 등은 최근 베트남 소년 민과 히에우의 특별한 우정을 소개했다. 히에우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하반신 장애를 갖고 태어난 민의 등교를 도왔다.

민은 태어날 때부터 두 다리와 오른손을 쓰지 못했다. 가정형편도 열악했다. 아버지도 건강이 나빠 어머니가 홀로 힘겹게 가족을 부양했다. 민에게는 매일 학교에 가는 일도 버거웠다.


그러다 민은 초등학교 2학년 때 히에우를 만났다. 히에우는 민의 부모를 찾아가 “제가 민을 매일 업고 다닐게요”라고 말했다. 이후 히에우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민을 업고 등하교했다. 히에우는 자신이 학교에 가지 못하는 날이면 다른 친구에게 민의 등하교를 부탁하며 살뜰히 민을 챙겼다.

민은 히에우와 함께 학교에 다니며 차츰 용기를 얻었다. 민은 ‘신체적 장애가 있다고 꿈을 꿀 권리도 없는건 아니다’라고 생각하며 프로그래머의 꿈을 키워나갔다. 민은 우수한 학업 성적을 유지하고 동아리 등 교내 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하는 등 학교생활에 최선을 다했다. 민은 “삶의 가파른 경사를 넘을 때마다 나는 더 강해지고, 내가 가진 기회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히에우는 오히려 자신이 민에게서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히에우는 “나는 민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 자신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 내려는 결심, 인내심 같은 것을 말이다”라고 전했다. 의사가 되고 싶다는 히에우는 “민이 그저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것 말고 더 많은 것을 해주고 싶다. 민과 같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도우며 살겠다”고 밝혔다.

지난 8월, 민과 히에우는 나란히 대학입학시험을 치렀다. 이날도 히에우는 민을 고사장의 지정석에 먼저 데려다준 뒤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지난 10월 민은 하노이 공대에, 히에우는 타이빈 의대에 합격했다.

베트남 일간 뚜오이째 캡처

두 사람의 사연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후 타이빈성 대학은 히에우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하노이 백마이 병원은 민이 학업을 마칠 때까지 치료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베트남 보건부 또한 두 사람이 무사히 학업을 마치고 꿈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박수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