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 달고 4개월…‘코로나 완치’ 美기적의 할머니 간호사

입력 2020-12-25 14:18
8개월간의 투병 끝에 퇴원한 메를린 팸부안. 워싱턴포스트

“희망을 잃지 마세요. 그냥 (코로나19와) 싸워요.”

미국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다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입원한 60대 베테랑 간호사가 반년이 넘는 투병 끝에 무사히 집으로 돌아갔다.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한 지 8개월 만이다.

24일(현지시간) a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세인트 메리 메디컬센터 중환자실에서 코로나19로 입원치료를 받던 메를린 팸부안(66)씨는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고 지난 21일 퇴원했다.

팸부안씨는 40년간 일한 병원에서 코로나19에 감염돼 지난 3월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환자실에서 환자를 돌보던 간호사가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병원에 입원했음에도 그녀의 상태는 계속해서 악화되어 5월부터 4개월간은 의식을 찾지 못해 산소호흡기에 의존하기도 했다. 그녀의 주치의는 그녀가 “거의 죽을 뻔했다”고도 말했다. 가족들은 한때 그녀의 임종을 준비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는 조금씩 의식을 되찾아 손가락에 이어 발가락을 움직일 수 있게 됐다. 이후에는 “코로나19와 싸우겠다”며 꾸준히 재활치료도 받았다.

66번째 생일을 맞은 팸부안. 워싱턴포스트

지난 10월에는 병원에서 66번째 생일 파티를 하기도 했다. 마침내 그녀가 퇴원하는 날, 병원 복도는 퇴원을 축하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팸부안씨는 수개월 동안 의식을 잃고 사경을 헤맸던 사람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건강한 모습으로 병원 의료진과 다른 환자들의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병원 밖으로 걸어 나갔다.

팸부안씨는 “희망을 잃지 말고 코로나19와 싸워야 한다”며 “나를 봐라. 걸어서 집에 가지 않느냐”고 희망을 잃지 말 것을 강조했다.

퇴원한 팸부안씨는 당분간 집에서 안정을 취하며 요양할 예정이다.

황금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