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전 역대급 게임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던 CDPR의 ‘사이버펑크2077’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완성도로 환불 소동이 벌어지는 가 하면,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이유로 집단 소송에 직면했다. CDPR의 주가는 한때 40% 이상 추락했다.
글로벌 투자 법률회사 로젠 로펌은 CDPR에 대한 집단 소송에 착수키로 하고 소송 참여자를 모집한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회사는 CDPR이 게임에 대해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제공해 투자자를 기만했다고 소송 이유를 설명했다. 사이버펑크2077과 관련한 첫 번째 집단 소송이다.
사이버펑크2077는 가상의 미래 도시 ‘나이트 시티’를 배경으로 한 ‘오픈월드’ 게임이다. 오픈월드 게임이란 게임 속 가상 세계를 자유롭게 다니며 게이머가 원하는 대로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의미한다. 보통 게임은 정해진 임무를 수행하기만 하지만, 오픈월드 게임은 사용자가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사이버펑크2077은 ‘더 위처’ 등 흥행 게임을 만든 유명 제작사 CDPR이 만든다는 점에서, 그리고 할리우드 스타 키아누 리브스를 게임에 등장시킨다는 요소 등으로 인해 출시 전 엄청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기대보다 실망이 쏟아졌다. 정해진 임무를 수행하는 스토리 모드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애초 이 게임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었던 오픈월드는 제대로 구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임 내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정해진 반응만 할 뿐 사용자의 의도대로 상호작용을 하지 않았다.
또 플레이스테이션, X박스 등 콘솔용 버전은 버그가 심해 정상적인 플레이가 어려울 정도라는 불만도 쏟아졌다.
소비자 불만이 쏟아지자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에서는 게임이 내려갔다.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사이버펑크2077구매자에게 환불을 하기로 했다.
폴란드 주식 시장에 상장된 CDPR의 모회사 CDR의 주가는 지난 4일 이후 40% 가량이 하락했다. 게임이 출시된 10일 이후 주가가 폭락했기 때문이다.
CDPR 내부도 게임 완성도를 두고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개발자들은 회사 측이 무리하게 게임 출시 일정을 당기는 바람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개발자들이 게임 마감일이 무리하게 당겨졌다는 점, 출시 전까지 초과 근무를 너무 많이 했다는 점 등을 성토했다고 보도했다.
CDPR은 급히 문제점을 보완한 패치를 내놨지만, 성난 게이머들을 진정시키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