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브랜드 샤넬의 뮤즈로 유명한 영국 모델 스텔라 테넌트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AP, AFP,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가족은 지난 23일 성명을 통해 “테넌트가 전날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면서 “그는 멋진 여성이었으며 모두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7일 50번째 생일을 맞았었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공개도지 않았으며 유가족들은 이에 대해 “사생할을 존중해 달라”고 요청했다. 스코틀랜드 경찰은 테넌트가 숨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지만 현장엔 의심스러운 정황이 없었다고 밝혔다.
테넌트는 앤드루 캐번디시 데번셔 공작의 손녀로, 스코틀랜드 귀족 집안 출신이다. 테넌트는 모델로 데뷔하기 전 영국 사우샘프턴대 윈체스터예술학교에 다녔으며, 조각가로도 활동했다. 그러던 1993년 당시 22살이었던 테넌트는 패션잡지 ‘보그’의 표지를 장식하면서 모델로 이름을 알렸다.
중성적인 외모로 대중을 사로잡은 그는 스텔라 매카트니, 장 폴 고티에, 잔니 베르사체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의 패션쇼에 올랐다. 캐빈 클라인, 에르메스, 버버리, 알렉산터 매퀸 등의 모델로도 활동했다.
특히 ‘샤넬의 뮤느’로 유명한 그는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패션의 제왕’ 카를 라거펠트의 선택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카를 라거펠트는 테넌트를 샤넬 창립자인 코코 샤넬과 닮았다고 강조했었다.
1970년 런던에서 태어난 테넌트는 사진작가 데이비드 라스넷과 1999년 결혼했고 네 자녀를 뒀지만 올해 9월 이혼했다. 아이를 가지면서 은퇴를 선언한 그는 종종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2012년 스코틀랜드 패션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으며 런던 올림픽 폐막식에도 섰었다.
패스트패션(중저가 의류)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캠페인을 활발히 벌이기도 했다. 테넌트의 비보에 패션업계는 추모를 이어가고 있다. 명품 패현 브랜드 베르사체는 이날 공식 트위터에 “테넌트의 죽음을 애도한다. 그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르사체 부회장이자 수석 디자이너인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테넌트가 떠나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당신과 함께했던 순간순간을 마음속에 간직하겠다. 평화롭게 잠들기를”이라고 추모했다. 영국 패션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도 “할 말을 잃었다”면서 “완벽한 외모보다도 아름다운 내면을 가졌던 사람”이라고 추억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